집 외에 아이들 가장 긴 시간 보내는 장소
사용자인 학생 설계 참여 재구조화 '호응'
경남교육청 올해 10개 학교 42억 원 투입

'공간은 제3의 교사다', '공간이 바뀌면 아이가 바뀐다'는 말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 교실을 바꾸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공간 혁신에 눈을 반짝이고 있다. 전남, 광주, 서울 등에서 3년여 전부터 진행해온 사업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교육부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경남을 비롯한 전국 학교에서 공간 혁신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 거창 창남초교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가 진행한 실내놀이터 만들기 의견 조사 때 한 학생이 그린 그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확산하는 학교 공간 변화 = 학교공간혁신 사업은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앞서 전남, 광주, 서울 등에서 학교 공간을 바꾸는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공간을 바꾸고자 열망했고, 학생들 요구를 반영한 공간혁신으로 이어졌다.

경남에서도 거창 창남초교, 통영 제석초교, 김해 안명초교 등은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 공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창남초교는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2개월간 학생, 학부모, 교사가 원하는 공간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서 지난해 12월 실내놀이터 '꿈다락'을 세웠다. 학생들은 가장 필요한 공간을 실내놀이터로 꼽았다. 학생들은 직접 디자인 의견을 모았고, 교실에 공사를 진행하는 중간중간 놀이터가 제대로 만들어지는지 검사도 했다. 놀이터가 다 만들어진 후에도 아이들이 요구한 푹신한 매트도 깔렸다.

▲ 거창 창남초교에 생긴 실내놀이터 '꿈다락' 모습. /거창 창남초교

창남초교 실내놀이터 만들기에 함께한 정소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담당자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생활환경인 학교를 어린이 친화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남지역 어린이 설문조사에서 실내 놀이터를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1위로 나타났다. 특히 거창 창남초교 학생들은 '키즈카페' 같은 실내놀이터를 원해서 그런 공간을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공간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제석초교는 '꿈틀꿈틀 잼(JAM-e)터 돌봄교실' 문을 열었다. 돌봄교실에서 학습·휴식·놀이를 동시에 할 수 있게 꾸몄다.

이종국 교장은 "아이들에게 돌봄교실에서 필요한 게 뭔지 의견을 받아서 교실을 구성했다. 교사가 전담팀을 꾸렸고, 학생들 의견 수렴을 거쳤다.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 누워서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안명초교는 지난해 8월 행복놀이터 '나무의 성'을 개장했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함께 학교 놀이 환경개선 사업 '잘 노는 우리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했다. 3개월간 아이들과 학부모가 참여해 토의를 하며 놀이시설을 만들었다.

가좌초교는 올해 실내 놀이공간, 야외 도서관 조성을 위해 학생들 의견을 모으고 있다.

▲ 김해 안명초교 '나무의 성'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고 있다. /김해 안명초교

◇학생들이 설계에 참여 = 정부가 추진하는 학교 공간 혁신의 핵심은 학생 등 학교 사용자가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전문가 자문단, 시·도교육청 담당자 등과 학교 공간 혁신 합동추진회를 했다. 교육부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에 따라 올해 900억 원, 5년간 총 3조 5000억 원을 들인다. 전국 1250여 개 학교 공간을 새롭게 바꿀 계획이다. 올해 시범학교를 선정해 사업을 하고, 2023년까지 사용자 참여 설계 학교를 늘려가는 방식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올해 10여 개 학교에 42억 원을 들여 학교 공간 혁신사업을 진행한다. 교실 등 일부 영역에 대한 사업과 학교 전체를 새롭게 하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부교육감이 단장을 맡는 학교공간혁신추진단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추진단에 학교공간혁신 외부 전문가, 담당 국장, 지역사회·교육지원청, 학교 등이 참여한다.

홍기표 도교육청 학교혁신과 장학사는 "올해 도교육청 자체 예산과 교육부 예산을 합해 부서별로 별도로 추진하던 공간 혁신 사업의 통합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