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보면 우리는 흔히 어떤 생각을 할까? 먼저 미련하다, 지저분하다, 뚱뚱하다, 많이 먹는다. 다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돼지에 대한 우리의 오해 혹은 편견이라고 한다.

첫 번째, 돼지는 미련하다? 실제 돼지는 개보다 지능이 높고 서너 살 아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두 번째, 돼지는 지저분하다? 돼지는 매우 청결한 동물이다. 정해진 곳에서 볼일을 보고, 자는 자리는 항상 깨끗하게 해두고 밥 먹는 장소도 따로 둔다. 세 번째, 돼지는 뚱뚱하다?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체지방률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의 체지방은 남성은 10~20%, 여성은 20~30% 정도인데 돼지의 체지방률은 15% 이하라고 한다. 끝으로 돼지는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배가 부르면 더는 먹지 않는다고 한다.

돼지의 예에서처럼 '투표'에 대한 우리의 오해 혹은 편견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유를 물어보면 대체로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투표를 꼭 해야 할 가치가 있을까?, 두 번째는 '나 하나 안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이다.

먼저 첫 번째 이유를 살펴보자. 선거가 정말 소위 돈이 되는 일일까? 201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310조 1612억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출한 3994명의 당선인이 임기 4년간 운영할 지방재정의 규모는 1240조 원에 달한다. 이를 전체 유권자수로 나누면 유권자 한 명의 투표가치는 2891만 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래도 투표가 돈이 안 될까? 투표를 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내가 투표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이다.

우리나라 공직선거 역사상 동일득표는 7번, 1표 차이로 당락의 운명이 갈린 경우는 무려 13번이다. 역대 국회의원선거 중 최소 표차는 2000년 제16대 국선(경기도 광주군)에서의 3표 차이다.

사람들은 그 외 여러 가지 이유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유는 모두 우리의 오해 혹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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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혐오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지면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고통받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은 사회적 약자, 서민층이 더 크게 그 무게를 감당할 수밖에 없다. 결국, 참여로서의 투표는 더불어 사는 민주사회의 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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