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는 불확실성 완화 기대감에 정상화 국면을 거쳐왔다.

실제 펀더멘털(기반 체력) 동력은 약화했다. 유럽 GDP 성장률 부진, 미국 소매판매 예상치 하회 등 선진국 경기둔화 시그널이 뚜렷하다.

글로벌 기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실적 전망치)도 꾸준히 하향조정되며 지난해 말 10%를 상회하던 올해 EPS(주당 순이익) 증가율은 5%대로 레벨다운 됐다.

물론, 중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 반등, 수출입지표 호조로 신흥국 투자환경 우위는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 증시의 매력이었던 가격·밸류에이션 매력은 상당부분 희석된 상황이다. 특히, 2월 말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중국 편입비중 결정 때 20%로 편입비중이 확대되면 한국 증시에 단기 수급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당분간 대형주, 경기 민감주 중심의 코스피 매물 소화 과정이 예상된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24일 종료된 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대중국 관세인상 시점 연기(3월 1일 예정), 트럼프의 미·중 정상회담 계획, 무역합의 근접 발언 등이 무역협상 합의·타결 기대를 이어가게 한다.

지난주 발표된 글로벌 교역량 지수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201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1.36%), 그 폭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글로벌 교역에 이상징후가 뚜렷하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일정부분(관세분야) 타결 가능성은 크게 본다. 그렇다고 이번 미·중 무역협상이 무역분쟁의 종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미국과 중국 간 핵심쟁점에서 이견을 좁히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경제·사회·정치적인 측면에서 패권분쟁의 소지는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난해 진행되었던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경제와 기업이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무게감을 고려해야 할 때다.

미·중 무역협상이 종료된 이후에는 트럼프 정부의 무역분쟁 표적이 EU, 독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무역분쟁에 대한 심리적 안도감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역협상 이면에 노출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둔화, 모멘텀 약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역분쟁에 대한 투자심리가 안도감에서 불안감으로 전환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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