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 생략·명칭 오류
시 "운수업체 개선 건의"

"이번 정류장은 산호동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합포동입니다."

지난 21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서 어시장으로 63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버스 안 노선도에는 '산호동'이 없는데 안내방송에서는 '산호동' 정류장에 정차한다고 했다. 노선도에서 산호동 정류소가 빠진 것이다.

이뿐인가 싶어 다른 곳도 자세히 살폈다. '최내과', 'KT서마산지점'도 없었고 '반월동', '문화동' 등이 빠져 있었다. 이렇게 정류소가 일부라도 빠져 있으면 노선도를 이용하는 초행길 방문자들은 노선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 창원 63번 시내버스 전체 노선도. 아래 위가 사실상 같다. /이정민 실습생

심지어 노선도에는 2015년 7월 재개점한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대우백화점앞어시장'으로 표시돼 있었다. 어시장에서 환승한 102번 시내버스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노선은 '중부경찰서-반월동-연세병원-문화동'이었지만 노선도에는 '중부경찰서-연세병원-남부터미널종점'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이날 오전 일찍 탔던 108번 시내버스, 창원시 동읍 쪽 마을버스 1번도 곳곳의 정류장이 빠져있었다.

버스 내부의 노선도를 보면 상·하단으로 나누어 중복 표기하는 것도 문제다. 하단은 상단의 노선을 180도 뒤집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임의로 줄여 표기한 노선이 윗줄과 아랫줄에 중복돼 있다. 기점과 종점을 거꾸로 해놓았을 뿐, 같은 정류소들 이름을 반복해 놓았다.

간혹 상단과 하단에 기록된 정류소명이 다른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곳곳에 빠진 정류소를 아래위로 맞춰 적어놓은 것도 아니다. 그럴 바에야 출발 방향만 양쪽 끝에 표시하고, 정류소 하나하나 빠짐없이 기록하는 편이 노선도 전체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이에 대해 창원시 대중교통과 김명자 주무관은 "짧은 노선 버스는 상관없지만 100번과 같이 경유하는 정류장이 많은 버스는 그 정차지를 모두 촘촘하게 기입하기는 어렵다"며 "정류장마다 안내방송이 나오기 때문에 탑승객이 큰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단 중복을 피하고 모든 정류장을 빠짐없이 기입하는 방안에 대해 김 주무관은 "그렇게 시정할 수 있도록 운수업체에 건의하겠다. 버스를 창원시 자체에서 운영하는 게 아니다보니 민원이 들어오면 운수업체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사례를 알아봤다. 서울시와 부산시는 버스 내부 노선도에 모든 정류장이 다 표시돼 있다. 부산지역 대학생 ㄱ 씨는 창원으로 오면 노선도에 있어야 될 정류장이 없어 당황한 적이 더러 있었다. 그는 "창원도 부산처럼 버스 내부에 모든 정류장을 표기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창원버스정보시스템 누리집은 노선별로 정류소를 빠짐없이 기록한 노선도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버스정보시스템 노선도를 시내버스 내부에 바꿔 붙이면 해결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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