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문인 집필공간으로 마련했으나 사용 일수 '0'
주민 "의견수렴 없이 무리한 추진…혈세만 낭비"

'거창 예술인의 집'이 개관된 지 수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잡초가 무성한 채 방치돼오다 최근 거창군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민들이 비난하고 나섰다.

10일 거창군 관계자에 따르면 출향 문인 집필공간 마련을 위해 군비 8억 8000여만 원을 들여 남하면 대야길 88-19번지에 예술인의 집을 지난 2016년 6월 준공했다. 이곳은 대지 604.9㎡, 전체면적 248㎡에 1층에 전시실·세미나실·강의실·사무실·야외 덱을, 2층에 안방(서재)·손님방·거실·주방 등을 갖췄다.

거창군이 출향문인 집필공간으로 마련했다 최근 매각에 나선 거창 예술인의 집. /거창군

그러나 준공 후 연간 사용 일수가 전혀 없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데도 관리비(전기료·유지비 등)가 지속적으로 지출돼 군 재정손실을 입고 있어 의회 승인을 받아 부득이하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군은 밝혔다.

거창 예술인의 집은 애초 신달자(74) 시인 집필공간과 사후 신달자 시인 유품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자 건립됐으나 지역 예술단체와 문학단체 등에서 특정인에 대한 특혜의혹을 제기하면서 반발하자 신달자 시인 귀향이 무산되면서 방치돼왔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주민 ㄱ(59·거창읍) 씨는 "거창읍에서 예술인의 집까지 9㎞나 떨어져 접근성이 없는데다 지역 예술인들과 충분한 의견 수렴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해 결국 아까운 주민 혈세 수억 원을 낭비하는 꼴이 됐다"고 비난했다.

한편, 현재까지 관리비 등에 300여만 원이 지출된 것은 물론 재산가치가 매년 2%씩 하락해 3년여 동안 3600여만 원의 세금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문학단체와 귀향해 활동 중인 작가를 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해왔으나 성과를 얻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매각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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