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 야구에선 수비지표'
강한 어깨·정확성'필수 능력

'어시스트'라는 기록이 있다. 축구나 농구 등에서 쓰이는 이 기록은 우리 팀 공격이 성공했을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준 한 명에게만 부여한다. 개인 능력보다는 팀워크가 중요시되는 현대 축구 등에서는 간판 골잡이만큼 관심을 끄는 게 어시스트왕이다.

야구에서도 어시스트는 존재한다. 단, 공격이 아닌 수비 부문에서 쓰인다. 야구 어시스트란 풋아웃(Put out)이 이루어지기 전 송구 또는 디플렉트(타구를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지만 타구에 손을 대 세력을 일단 죽여놓는 플레이)에 대해 기록하는 수비기록의 한 항목이다.

축구·농구 어시스트가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것과 달리 야구는 주자(타자주자 포함)를 아웃시키기까지 도움을 준 모든 선수에게 준다.

bosal.jpg

같은 어시스트라도 그 주목도에서는 차이가 있다. 내야수가 땅볼타구를 잡아 누에 송구, 타자 주자나 주자를 아웃시켰을 때 주어지는 어시스트는 야구경기에서 가장 흔히 나오는 형태다. 이와 달리 외야수가 기록하는 어시스트, '보살'은 한 경기에서 한 번 나오기 힘들 만큼 특별한 일이다.

안타나 플라이볼 타구를 잡아 홈으로 들어가는 주자를 아웃시키든지 2개 누 이상을 노리는 주자를 다이렉트 혹은 바운드 송구를 해 잡아내는 것이 외야수의 대표적인 어시스트다.

외야수가 어시스트 기록을 얻으려면 우선 어깨가 강해야 한다. 송구거리가 내야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멀기 때문. 자연히 송구능력이 떨어지는 외야수는 그만큼 어시스트를 기록할 기회가 줄어든다. 정확성도 필수적이다. 강한 어깨만 믿고 무리한 송구를 했다간 팀에 절망만 안길 수 있다. 이때는 어시스트가 아닌 실책 멍에를 떠안게 된다.

그럼에도 외야수 처지에서 어시스트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얻고 싶은, 탐나는 기록이다. 빨랫줄 같은 송구로 주자를 잡는 보살은 실점 위기를 직접적으로 막을 뿐 아니라 경기 흐름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대접받고 있다.

어시스트와 관련한 진기한 기록도 있다. 2008년 7월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우리히어로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 당시 롯데 우익수 가르시아는 3회 말 유선정이 때려낸 깨끗한 우전 안타 타구를 잡아 1루로 바로 송구, 타자주자를 포스아웃시키는 보기 드문 플레이를 선보였다. 안타가 될 타구가 순식간에 '우익수 앞 땅볼'이 되고 만 것. 가르시아의 강한 어깨가 만든 호수비였다.

한편, 18일 현재 올 시즌 NC 외야수 가운데 김성욱이 8개로 팀 내 최다 보살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나성범(6개), 권희동·이종욱(이상 3개) 순이다. KBO리그 전체에서는 삼성 구자욱·김헌곤이 11개로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