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시집와 두 딸을 낳고 키우다 보니 많은 해가 넘어갔네요. 고향의 냄새라도 맡고 싶습니다."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처가 식구들에게 1년 후 꼭 다시 오겠다 약속했지만, 생활고로 벌써 5년이 흘렀습니다."

대부분 다문화가족에게 친정은 그런 의미다. 쉽게 갈 수 없는, 꿈속에서 가보는 시간이 더 많은 곳.

'한국생활 적응과 함께 찾아온 임신·출산 그리고 양육, 생업으로 쉽게 가질 수 없는 휴일, 빠듯한 가정·경제생활'로 다문화가족들의 친정방문은 순탄치 않다.

이에 본 센터에서는 경상남도와 STX복지재단의 지원으로 경제적 사정 등으로 오랫동안 친정방문을 하지 못한 도내 다문화가족들에게 매년 명절(설·추석 연 2회) 기간 친정방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비용 부담으로 힘들게 얻은 기회를 포기하는 가족들을 만날 때면, 친정방문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 다시 한번 느낀다.

다문화가족에게 '친정방문'은 그리웠던 가족과의 만남 이상이다. 삶의 원동력이다.

최근 자녀 성장으로 그 의미는 더욱 커졌다. 외가 친척들과의 관계 형성, 엄마 나라 문화 차이 인식·문화 이해로 가족관계 향상뿐만 아니라 엄마 나라 언어학습 동기부여로 글로벌자녀 성장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친정방문 사업 후 한 결혼이민자는 "자녀에게 엄마 나라 말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라며 자녀 이중언어 학습 의욕을 보였다.

또 다른 참가자는 "비록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살지만, 가족의 소중함은 같음을 느꼈습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살다가 아빠를 만나서 엄마가 먼 곳에서 왔으니까 힘들었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엄마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자녀 소감을 통해서도 가족들에게 친정방문지원사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경상남도 다문화가족 명절 친정방문 지원사업'은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행복한 가정을 위한 구심점을 마련하고, 자녀 글로벌 인재 자질함양의 마중물 구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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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많은 다문화가족이 친정방문을 함께할 수 있도록 본 프로그램이 지속·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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