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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읽는 꽃 이야기]해님 따라 고개 돌리는 해바라기꽃

오 나의 사랑 단 한 번이라도 머물러주세요
태양의 신 헬리오스 짝사랑한 요정 클리티아
질투에 눈멀어 루머 만들었다가 미움을 받고
그만을 바라보며 서 있는 한 송이 꽃으로 변해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webmaster@idomin.com 2018년 08월 02일 목요일

그리스 신화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어요.

물빛이 에메랄드빛처럼 아름다운 호수이어요. 예쁜 요정들이 작은 조약돌들이 널려 있는 물가에 앉아 재미있는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나, 클리티아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를 사랑해. 너희들은 함부로 나의 사랑 라이벌이 되지 않기를 바라."

"당연하지. 우리들 중에 클리티아 너의 미모를 따라갈 요정이 있니?"

그렇게 말을 한 요정들은 손으로 물을 찰방거리고 클리티아의 눈치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어요. "저 앙큼한 것이 자기와 라이벌이 되면 어떤 나쁜 소문을 퍼뜨릴지 몰라."

호수의 요정들은 클리티아가 헛소문을 잘 퍼뜨리는 것을 아는지라 그와 다투었다가는 어떤 나쁜 소문에 휩싸일까를 걱정하기 때문이어요.

클리티아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에게 그의 요염한 몸매를 자랑하며 사랑을 고백할 기회를 노렸어요. 마침 태양이 나직이 내려앉는 여름 어느 날, 헬리오스가 눈부신 광채로 호수 가까이로 다가와 클리티아에게 말을 걸었어요.

"클리티아, 참 예쁘군요."

클리티아는 그런 헬리오스에게 자기 마음을 쉽게 내보이기 싫었어요.

"우리 호수에서 나 말고, 또 헬리오스님을 사랑하는 요정이 있을까요?"

"클리티아, 사랑한다는 것과 좋아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어요."

"다른 의미?"

"그렇지요. 사랑은 일방적이 아니고 쌍방향적 의미라고 생각해요."

클리티아는 헬리오스의 그 말을 듣고 짚이는 게 있어 슬그머니 말을 돌렸어요.

"헬리오스님은 쌍방향적 의미의 상대가 있는지요?"

"당연히 있지요."

클리티아는 헬리오스의 그 쌍방향적 상대가 클리티아 자신인 것으로 확신했어요. 적어도 이 호수 안의 요정들은 클리티아 자신과 상대할 요정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했거든요.

클리티아는 자신 있게 헬리오스에게 말을 던졌어요.

"그 상대가 클리티아 나 자신이라고 생각해도 되나요?"

당돌한 클리티아의 그 말을 듣고, 헬리오스는 머뭇거림도 없이 아주 태연하고 느긋한 웃음을 입에 물고 말했어요.

"나, 헬리오스는 오직 한 여인, 페르시아 왕의 딸 레우코데아를 사랑하지요."

헬리오스는 그 말을 클리티아에게 남기고는, 높은 하늘로 올라가 이글거리는 햇살을 호수에 잔뜩 쏟아부었어요. 마치 클리티아에게 자기의 말을 확인시키기라도 하듯이 뜨겁게 햇살을 내리쏟았어요.

클리티아가 헬리오스의 그 말을 듣고 입술이 파르르 떨렸어요. 그러나 클리티아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를 사랑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었어요.

"그래? 내가 그렇게 쉽게 물러나나 봐라. 나에게도 계책이 있지."

그날부터 클리티아는 페르시아의 레우코데아와 헬리오스 사이를 이간시킬 계책에 골몰했어요. 그것만이 헬리오스의 마음을 자기에게로 돌릴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지요.

그런 질투의 불꽃으로만 타고 있는 클리티아에게 묘한 생각이 떠올랐어요. "으음, 그렇게 하자."

클리티아가 질투하는 자만이 가지는 묘한 웃음을 머금고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게 되었어요. 호숫가의 요정들, 요정들과 가까이 말을 주고받은 신들 특히 페르시아 궁궐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이상한 소문을 퍼뜨렸어요.

"레우코데아 공주가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사랑을 나누고 있다. 그것도 아주 뜨거운 밀애를 하고 있다."

이 이상한 소문은 페르시아 백성들을 혼란스럽게 했어요. 레우코데아 공주는 아주 얌전하고 정숙한 공주로 페르시아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공주였어요. 백성들의 실망이 아주 컸어요. "세상에 그 얌전한 공주가 헬리오스와 연애질을 하다니." "우리 페르시아의 전통을 더럽혔구먼."

이 이상한 소문이 드디어 레우코데아 공주의 아버지, 페르시아 왕 오르카모스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페르시아의 왕 오르카모스는 치를 떨며 노발대발했어요.

"공주가 왕의 허락도 없이 헬리오스와 사랑을 나누다니? 백성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니, 우리 페르시아 왕궁의 가문을 욕되게 하였구나."

드디어, 페르시아의 왕 오르카모스는 레우코데아를 불러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사랑을 엄하게 추궁했어요. 레우코데아 공주는 울먹이며 왕 앞에서 그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왕은 공주의 진실을 알아주지 못했어요.

오르카모스 왕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며칠을 고민하다, 경비대장을 불러 아주 노한 목소리로 엄하게 명령했어요.

"공주를 살아 있는 채로 궁궐 뒷산에 묻어라."

"폐하, 어찌 공주님을?"

경비대장은 목소리를 떨며 왕에게 애원을 했지만 왕의 그 엄한 명령을 거역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 말이 나라 안에 퍼지자, 백성들은 왕이 내린 그 무서운 형벌을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우리 페르시아의 전통을 지키게 되었구나."

한편, 이 소문이 클리티아 요정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흐음. 내 작전대로 되는구나. 이제 사랑의 라이벌이 제거되었으니 헬리오스는 나를 사랑하게 되겠구나."

그러나, 헬리오스는 이미 그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헬리오스가 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분노하며 클리티아를 아주 미워하게 되었어요.

"클리티아, 이제 너는 나의 머릿속에서 잊힌 요정이야."

클리티아는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르게 헬리오스가 냉정하게 돌아서자 허탈함에 어쩔 줄을 몰랐어요.

"아, 내가 그렇게 갈망하던 헬리오스의 사랑을 차지하지 못했구나. 사랑에는 진실이 따른다는 것을 몰랐구나."

클리티아는 홀로 호숫가, 숲속으로, 바닷가로 방황하며 태양의 신 헬리오스를 바라보고 울부짖듯이 사랑을 고백했어요. 클리티아가 그렇게 열렬한 사랑을 고백하는 것만큼 헬리오스는 클리티아를 더 냉정하게 외면했어요.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삼각지공원 인근 화단에 핀 해바라기. /경남도민일보 DB

클리티아는 헬리오스의 사랑을 차지하지 못하자, 단호한 결심을 하였어요. 잔디밭 한 곳에 꼿꼿이 서서 꼼짝하지 않고 헬리오스를 바라보며 서 있다가 헬리오스의 눈빛이 단 한 번이라도 자신에게 머물러 주면 그때 자기의 사랑을 고백하리라 생각했어요.

클리티아는 그곳에서 9일 동안을 물도 한 방울 마시지 않고 하늘에 떠 있는 헬리오스에게 기도하듯이 두 손을 모으고 꼼짝하지 않고 서 있어요. 그러다 클리티아의 발이 뿌리가 되고 얼굴은 한 송이 꽃으로 변했어요. 태양이 클리티아의 머리 위로 지나면 꽃송이가 태양을 쫓아가며 고개를 돌렸어요. 클리티아가 해바리기꽃이 되었지요.

해바라기꽃이 왜 태양을 바라보고 고개를 돌릴까요?

해바라기꽃의 꽃말은 '숭배', '기다림'이라고 해요.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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