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 버린 쓰레기 가득
"방송으로 알려도 효과 미미"

올해도 '쓰레기와 전쟁'.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그늘과 물이 있는 곳마다 피서객이 붐빈다. 도심에서 가까운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감천계곡도 더위를 식히러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비가 내리지 않은 탓에 계곡물이 풍성하지는 않아도 몸을 담그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날 줄을 모른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있다.

바로 '버려진 시민의식'이다. 곳곳에 취사한 흔적이 남아 있다. 타버린 재와 함께 취사도구가 덩그러니 있기도 하다. 버려진 맥주 캔도 보인다. 쓰레기를 버리고 떠난 것이다. 중국집 전단 등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홍보물도 문제.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뿌리고' 간 것인데, 걸음걸음 밟히는 게 홍보 전단일 정도로 여기저기 널려 있다. ㄱ 씨는 "되레 시켜 먹기 싫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창원 마산회원구 내서읍 감천계곡 한 나무 아래 피서객이 버려둔 쓰레기. /류민기 기자

'알박기 텐트'도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자리 경쟁이 치열하니 계속 텐트를 쳐놓는 것이다. 일부는 망가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신감1교 밑에서 만난 ㄴ 씨는 "돗자리를 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깨끗하게 이용하면 얼마나 좋으냐. 저만 이용하고자 이렇게 놓아두고 가면 다른 이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한숨지었다.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가는 이도 있다. 커피트럭을 운영하는 ㄷ 씨는 수거업체에서 쓰레기봉투를 치우기 편리하게끔 한곳으로 모으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묻자 한곳에 모으지 않는다면 까마귀·고양이가 물어뜯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기는 취사가 허용되는 곳인데, 사람들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그대로 쓰레기봉투에 넣어버린다. 버리고 간 봉투를 동물들이 뜯어서 먹으면 널브러지는 것도 그렇고 악취가 나 장사를 못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투를 묶어놓는 사람들은 그래도 양반"이라고 했다.

화장실 청소 담당자는 주말에는 화장실에 붙어 있다시피 한다고 했다. 바닥을 닦고 휴지를 갈아 끼우는 등 쉴 틈이 없다는 그는 일부 사람들의 화장실 사용 수준이 '엉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물티슈를 변기에 넣어 막히는 일도 있고, 음식물 찌꺼기를 버리려는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벽에 똥칠을 하는 경우가 있다. 급히 들어가느라 휴지를 챙기는 걸 깜빡해서 벽에 닦았다고 추측할 뿐이다. 여름철 이 일을 하느라 살이 다 빠졌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내서읍행정복지센터 담당자는 "회원구청과 함께 새벽부터 저녁까지 수시로 쓰레기를 치운다. 평일에 0.3t, 주말에 0.7t 정도를 수거한다"며 "쓰레기를 버리면 당연히 치워줄 거라고 사람들이 인식한다. 방송도 하고 펼침막도 붙이며 집으로 가져가라고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계곡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면 그다음에 오는 사람들은 즐기지 못한다"며 "만약 쓰레기를 안 치운다면 감천계곡에서 물놀이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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