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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읽는 꽃 이야기]접시꽃은 왜 키가 클까요?

정원 만들려는 꽃나라 황제, 전국 방방곡곡 꽃들을 초대
서역국 한 성주 집 꽃들도, 서둘러 그곳으로 떠나버려
정성껏 여러 꽃 키운 성주, 모두 가버리자 실망에 빠져
그때 분홍색 꽃송이 나타나, 홀로 남아 보답한 '접시꽃'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webmaster@idomin.com 2018년 07월 26일 목요일

참으로 아름다운 동화 속의 꽃나라이어요.

꽃나라에는 꽃들이 걸어 다니고, 꽃들이 말을 하며, 꽃들이 서로 질투를 하기도 했어요.

그런 꽃나라에 꽃에 대한 많은 꿈을 가진 꽃황제가 살았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아름다운 꽃 정원을 만들기 위해 꽃황제는 꽃나라 방방곡곡에 방을 붙이게 했어요.

"8월 보름날까지 꽃 궁궐로 들어오는 꽃들은 내가 만드는 가장 아름다운 꽃정원에서 나와 함께 살게 될 것이다. 단 하루라도 늦으면 받지 않을 것이니라."

나라 안의 꽃들은 그 소식을 듣자 모두가 그 꽃 정원에 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면서도 서로 눈치를 보며 소곤거렸어요.

"나도 가면 될까?"

"그렇게 넓은 정원이면 이 나라 산, 들에 발붙인 꽃들은 모두가 들어갈 자격이 있지."

"그래도 나처럼 이름도 없고 볼품도 없는 꽃이 가도 될까?"

/아이클릭아트

아름답다는 것은 자기 기준인 것 같았어요. 꽃나라 안에 방이 붙은 그 다음날부터 많은 꽃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꽃황제가 사는 꽃궁궐 정원에는 갖가지 꽃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산과 들, 여러 마을 성주들의 정원에 있던 귀한 꽃들도 모두 꽃궁궐로 향해 모여 들었어요.

서역국의 한 마을이어요.

서역국의 마을에서도 이곳저곳에서 꽃들이 먼 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자기가 살던 집을 정리하고 떠나기 시작했어요. 꽃궁궐로 가는 넒은 길은 꽃물결을 이루었어요.

서역국 마을 성주의 집이었어요. 이 서역국의 성주는 모든 꽃들을 관리하는 아주 특별한 관리였어요. 성주 자기 집의 꽃뿐만 아니라, 성안의 모든 꽃을 돌보아 주고, 아픈 곳이 있으면 치료해 주며,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으면 꽃들에게 물을 주기도 했으며, 바람이 심하게 불어 꽃들이 쓰러지면 그 꽃에 지지대를 세워 주기도 하는 일을 하는 관리였어요. 그 관리가 황제의 명령으로 며칠 동안 성을 비웠어요.

서역국의 꽃들은 그런 성주의 허락도 없이 모두가 꽃 황제의 정원에 들어가고 싶어 각자의 집을 나갔어요. 만나는 꽃들마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부산했어요.

"8월 보름이면 며칠 남지 않았어. 빨리 서둘러야 해."

"보름이 지나면 꽃잎의 힘이 없어진대. 하루라도 늦으면 되돌아와야 해."

꽃들은 남에게 질세라 걸음을 재촉하였어요.

며칠이 지난 후였어요. 서역국 성주는 황제가 시키는 일을 처리하고 자기의 성으로 돌아왔어요.

" 어엇? "

성문 안에 들어선 성주는 깜짝 놀랐어요. 자기가 그렇게 정성을 들여 관리하던 꽃들이 한 포기도 남아 있지 않고 성안이 텅 비어 있었어요. 그러나 한 가닥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 그는 자기 집 정원에는 자기가 애지중지 돌보던 목련, 모란꽃들이 자신을 반가이 맞아 주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갔어요.

"이런?"

성주가 커다란 대문을 들어서기가 바쁘게 허전해오는 마음을 달래어야 했어요.

"세상에 내가 그렇게도 그들을 아끼고 보살피었는데도 나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모두가 떠나 버리다니."

"에이. 세상에 믿을 것이라곤 없구나. 설마하던 목련, 모란까지도."

그는 허탈했어요. 태풍이 몰아치면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그들을 돌보아주었고, 혹시 병든 기색이 엿보이면 그들이 싱싱해질 수 있도록 치료해 주었으며, 탐스러운 꽃봉오리를 맺으면 어루만지며 얼마나 사랑해 주었는데요.

"이것은 배신이야. 내가 그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이렇게 큰 실망으로 황당해 하기는 처음이야."

성주는 그 꽃들을 관리하던 호미, 삽, 물뿌리개 등을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집어던지며 화풀이를 했어요.

"이 녀석들, 다시는 이곳에 얼씬도 못하게 할 것이다."

그때였어요.

여인처럼 연한 분홍색 볼을 하고, 한 송이 꽃이 부스스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성주 앞으로 다가와서 성주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어요.

"성주님, 오셨어요. 혼자 심심해서 그만 깜박 잠이 들었어요. 미안해요. 오시는 줄도 모르고."

"어엉? 접시꽃 너는 어찌 가지 않고 혼자 남았느냐?"

접시꽃은 대수롭지도 않은 듯이 덤덤하게 말했어요.

"성주님이 계시지 않은 집을 저라도 지켜야죠. 저까지 떠나면 어떻게 합니까?"

"아! 네가 집을 지키고 있었구나. 아름다운 꽃빛을 가진 장미도, 왕비의 품위를 가진 목련도, 수다스러운 진달래도 모두 가버렸는데, 그래도 접시꽃 너만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었구나."

"성주님, 별 볼품도 없는 저를 대문간에 심어 놓으시고 들어오면서, 나가시면서 따뜻한 손길로 저를 얼마나 어루만져 주셨습니까?"

성주는 그런 접시꽃이 한없이 사랑스러웠어요. 가까이 불러 정답게 꽃봉오리를 쓰다듬어 주며 따뜻하게 말을 했어요.

"접시꽃아, 너는 정말로 내가 사랑하는 꽃이다. 너에게 많은 것을 주고 싶구나."

성주는 접시꽃을 가까이 불러 바로 앞에 앉게 한 후, 그의 꽃봉오리를 곱게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너는 다음 세상, 인간들의 세상에 피어나게 되면 대문간이나 담 옆에 피어 집을 지켜주는 일을 하여라. 그렇게 하려면 너의 키를 다른 꽃들보다 크게 하여 주마."

"너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고 싶구나. 너를 좋아하여 가꾸는 사람들에게는 그 자손이 번창하게 하리라. 또한 재물이 풍요하게 되리라."

접시꽃은 성주의 말에 감동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그 뒤로 접시꽃이 인간 세상에 나와 얼굴을 내밀게 되었어요. 접시꽃은 대문간이나 담 옆에 심겨 고개를 쑤욱 빼고 여기저기 두루두루 돌아볼 수 있게 되었어요.

접시꽃은 다른 꽃보다 왜 키가 클까요?

접시꽃의 꽃말은 단순, 편안, 다산(多産), 풍요라고 해요.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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