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강제로 파묻자, 경남도 "공공물"제자리로
반발 이어져 갈등 깊어질듯

경남 시민단체가 땅에 묻었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채무 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이 복구됐다.

경남도는 지난달 29일 오전 도청 정문 앞 화단에 파묻힌 표지석을 원상 복구했다. 시민단체가 전날 "기념식수만 뽑고 표지석을 남겨두는 것은 꼼수"라며 기자회견을 열어 강제로 파묻은 지 하루 만이다.

도 회계과 관계자는 "표지석은 공용물이어서 보존해야 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표지석을 다시 파묻겠다고 밝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영만 상임의장은 "일부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하지만 정치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며 "채무 제로가 허구일 뿐 아니라 표지석을 그대로 둔다면 나중에 다시 나무를 심을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29일 경남도가 원상 복구한 도청 앞 화단 채무 제로 표지석. /정봉화 기자

앞서 도가 지난달 27일 말라죽은 채무 제로 기념식수(주목)를 뽑아 폐기하고 표지석을 남겨두자, 이튿날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회원들이 표지석까지 땅에 묻었다.

표지석은 가로 90㎝·세로 60㎝·높이 10㎝ 크기로 '채무 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남도지사 홍준표'라고 새겨져 있다.

이날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 인수위원회 명희진 대변인은 표지석 훼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명 대변인은 "시민단체가 도청 공무원들의 제지에도 물리력을 동원해 공공기물인 표지석을 일방적으로 훼손한 것은 소통과 협치라는 김 당선인의 소신과도 배치되는 행위"라며 유감 뜻을 밝혔다.

이어 "김경수 도정은 도민 모두와 소통을 위해 항상 열려있을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경남을 함께 만들어 가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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