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이 다가오고 있다. 그날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날이다. 사전투표를 이용하면 하루를 온전히 쉴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생각할 수도 없고,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되는 이유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유권자라면 누구나.

2016년 가을을 물들이고, 해를 넘기면서 겨울까지 녹여버렸던 '촛불'을 생각해 보면 선거는 참으로 무겁고 무서운 민주주의 거사가 아닐 수 없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도 하는데, 이 꽃은 때맞추어 피어나는 장미와는 다르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민주주의 꽃이 되려면 제대로 관심을 쏟아야 하고 알뜰한 정성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관심을 쏟아야 할 대상은 너무 많고, 그 대상을 알 기회는 너무나도 모자란다. 대체로 우리가 받을 투표용지는 7장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는 동네는 8장이나 된다. 우리 동네 유권자들이 받을 투표용지 7장에는 몇 칸이나 있을까? 도지사 3칸, 교육감 4칸, 시장 3칸, 도의원 2칸, 시의원 7칸, 광역비례 8칸, 기초비례 5칸으로 모두 32칸이다. 그 가운데 7칸에 기표해야 한다.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오늘과 내일 사전투표가 있으니 공보물을 받았을 것이다. 공보물이 선택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많이 모자란다. 참고는 돼도 검증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보물만으로 후보자 누가 누군지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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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지나온 많은 선거가 그렇게 흘러왔다. 그래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도내 자치단체 가운데 단체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는 경우와 당선 무효로 비어 있는 데가 여러 군데 아닌가? 어느 자치단체는 임기를 제대로 마친 단체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될까?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검증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후보자에게는 자신을 알릴 기회가 제공돼야 하고, 유권자에게는 후보를 검증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빈틈없는 검증을 통해 일꾼을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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