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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읽는 꽃 이야기]목련꽃 봉오리는 왜 북쪽을 향할까요?

수줍었던 하늘나라 공주 북쪽 '바다 지기'신 사랑해
그를 만나러 먼 길을 떠나 그러나 그곳 왕비 질투에
공주·왕비 세상 떠나고…가엾이 여긴 아비 옥황상제
공주 백목련, 왕비 자목련 이 땅에 다시 피어나게 해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webmaster@idomin.com 2018년 04월 19일 목요일

하늘나라이어요.

공주가 옥황상제 앞으로 불려가 그녀의 결혼에 대해서 옥황상제에게 평소와 다르게 아주 엄한 어조로 말을 듣고 있어요.

"너는 이 하늘나라에서 재주 있고, 예쁘고 거기다 마음씨까지 고와 많은 귀공자가 너에게 청혼을 하고 있으나, 이 아비가 딱 한 사람, 점을 찍어둔 사람이 있다."

공주는 옥황상제의 말을 듣고 평소의 그 얌전하고 수줍은 태도와는 다르게 단호한 태도로 말했어요.

"아이참, 아빠도……. 저는 생각 없어요. 그리고 저는 마음에 두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옥황상제는 공주가 그렇게 당돌하게 나오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뭐? 네가 마음에 두는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이 대체 누구냐?"

옥황상제의 다그치는 말에 공주는 더 숨길 수 없어 복숭앗빛 볼을 붉히며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저는 하늘나라가 아닌 저 아래 세상의 북쪽 바다를 지키는 '바다 지기' 신을 사랑해요."

옥황상제는 공주의 그 당당한 말을 듣고,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노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듯 말했어요.

"뭐라고? 그 신은 절대로 아니 된다. 내가 너보다 더 잘 안다. 그 '바다 지기' 신이 얼굴은 준수하고 남자답지만 성질이 아주 포악하다."

공주는 옥황상제 앞에서 물러나 와 자기 방으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했어요. 비록 옥황상제에게 혼이 났지만 공주는 북쪽 바다 지기를 사랑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고 그쪽으로 쏠렸어요.

공주는 며칠을 더 고민했어요.

'아바마마의 그 완고하심을 꺾을 수 없을까?'

'나는 도저히 북쪽 바다 지기 신을 잊을 수 없어, 큰 키에 준수한 얼굴 그리고 빛나는 눈동자…….'

공주는 잠을 자지 못하고 고민했어요. 도저히 북쪽 바다 지기 신을 잊을 수 없어 공주는 옥황상제 몰래 하늘나라에서 도망쳐 나와, 먼 북쪽 바다의 '바다 지기' 신을 찾아가고 있어요. 그곳은 거센 바람이 몹시 불고 추웠으나 공주는 사랑하는 '바다 지기' 신을 만난다는 부푼 기대감으로 차가움을 무릅쓰고 여기저기 물어 찾아갔어요.

공주는 온갖 어려움 끝에 북쪽 바다궁전에서 '바다 지기' 신을 만났어요. 북쪽 '바다 지기' 신도 공주가 자신을 찾아온 그 뜻을 이미 알고, 공주를 무척 정중하게 궁전 안으로 반갑게 맞이했어요.

공주는 '바다 지기' 신을 가까이에서 보자 가슴이 더운 꽃불로 활활 타올랐어요.

'바다 지기' 신의 얼굴은 정말 빼어났어요. 남자다운 준수한 얼굴에 샛별같이 빛나는 눈동자, 짙은 범눈썹, 쭉 뻗은 코가 석고로 다듬은 것처럼 아름다웠어요. 공주는 차마 얼굴을 들지도 못하고, '바다 지기'의 안내를 받아 궁전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 궁전 안에는 신하와 여러 사람이 자리를 잡고 왕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공주님, 그 먼 하늘나라에서 예까지 오시다니요."

"황공하옵니다."

공주가 부끄러워하며 조심스럽게 얼굴을 들어 '바다 지기' 신을 바라보았어요. '바다 지기' 신은 양쪽으로 신하들을 거느리고 있었고, 그 옆에는 왕비가 턱 버티고 있었어요.

그 순간 공주는 온몸에 힘이 빠지고 앞으로 쓰러질 뻔했어요.

'아! 바다 지기 신은 이미 결혼을 하였구나. 왕 옆에 저렇게 앉아 나를 무섭게 쏘아보는 저 왕비의 시퍼런 질투의 눈길은?'

창원대 기숙사 앞 화단에 목련꽃이 화사하게 피자 엄마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가 목련꽃을 바라보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바다 지기' 신은 짧은 순간이지만 하늘나라 공주의 눈빛에서 그 마음을 알아차렸어요.

'아, 공주가 나를 사랑하여 찾아왔다가 왕비의 무서운 저 질투의 눈빛을 보았구나.'

'바다 지기' 신은 포악한 눈빛으로 왕비를 쏘아보다가 가장 믿는 신하 한 사람을 불러 손발이 떨리는 아주 무섭고 비밀스러운 지시를 내렸어요. '바다 지기' 신의 눈빛에 무서운 핏빛이 머뭇거렸어요.

하늘나라 공주가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왕궁을 나가자, 그런 공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바다 지기' 신의 눈빛이 햇살처럼 비추며 그녀의 뒤를 따라갔어요.

공주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북쪽 언덕 위에까지 올라왔어요. 그 언덕 위에 올라서니 넓고 푸른 바다가 펼쳐져 보이고, 하얀 물새들이 수없이 나는 모습도 보였어요. 공주가 언덕 위에 서서 자유롭게 나는 물새들을 보자, 그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어쩌나, 하늘나라 옥황상제님께로 돌아갈 수도 없고, 바다 지기 신은 이미 무서운 왕비가 있으니,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공주는 저 언덕 아래 검푸른 바다 위로 하얀 날개로 나는 물새들이 한없이 부러웠어요. 자신의 양 어깨에도 날개가 달린 것 같은 환상을 가지고 그 물새들처럼 날고 싶어 양 어깨를 펴보기도 하던 공주는, 그 순간 높은 언덕에서 그 아래 검푸른 바다를 향해 새가 날개를 파닥이듯이 치맛자락을 바람에 날리며 떨어졌어요.

하늘나라 공주 뒤를 빛살처럼 따라온 '바다 지기' 신은 차가운 바다에 떨어지는 공주의 몸을 곱게 받아 언덕 위에 눕혔으나, 공주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어요.

'바다 지기' 신은 뜨거운 울음을 머금고, 북쪽 바다가 보이는 양지 녘 언덕 위에 하늘나라 공주를 고이 묻었어요. 바로 그 옆에 '바다 지기' 왕의 왕비도 묻었어요. 왕이 신하에게 비밀리에 말해 왕비에게 약을 먹이게 했었거든요.

양지 녘에 두 무덤이 햇살을 받으며 파도소리를 듣고 있어요.

그 뒤 얼마 후, 하늘나라의 옥황상제가 이 일을 알게 되었어요. 옥황상제는 공주가 너무 가여워서 며칠을 두고 괴로워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명령을 내렸어요.

"공주의 순결과 아름다운 마음을 가엾게 여겨 공주를 흰빛의 백목련으로 피게 하여라. 그리고 그 옆의 왕비는 붉은색 자목련으로 피게 하여라."

지금도 백목련과 자목련은 봄이 되면 그 봉오리를 북쪽으로 향해서 고개를 돌린다고 합니다.

목련꽃은 그 꽃봉오리를 왜 북쪽으로 고개를 돌릴까요? 자목련에는 독이 있다고 해요. 왜 그럴까요?

목련꽃은 '바다 지기' 신을 잊지 못하여 봄만 되면 북쪽을 향해 꽃봉오리를 연다고 해요. 하얀 목련꽃을 따서 따끈한 물에 차로 우려먹으면 차 맛이 향긋하다고 해요. 그런데 자목련에는 독이 있어 차로 우려먹을 수 없다고 해요. 백목련의 꽃말은 '고귀함'이라고 해요.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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