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울고 싶은 때가 있다
먹물 와락
엎지른 창문에
켜지던 등불
두런대던 말소리
마음 먼저
멀리 떠나보내고
몸만 눕힌 곳이 끝내
집이 되곤 하였다
나태주의 시 〈귀소(歸巢)〉입니다. 객지의 설움이 고향의 옷자락을 잡고 글썽이는 눈물이 눈에 선합니다. 이 시를 망향의 한을 품은 채 독일 땅에 묻혔다가 드디어 통영 귀향 직전에 다다른 명부(冥府)의 '상룡(傷龍)' 윤이상 선생께 바칩니다. 2002년 상연되었던 연극 〈먼 땅 좋은 기별〉이 떠오릅니다. 지각한 '좋은 기별'!
'고향땅이 여기서 몇 리'
묻는 동요 그 〈고향땅〉인
통영에 미구 안기지 싶은
'상룡' 혼은 얼마나 설렐까
꿈에도
외치던 "오, 통영 멸치"
그 멸치도 설레어 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