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호, 산은 직접 방문…창원상의도 건의서 발송
지역경제 위기 직면 호소

경남도와 창원상의가 한목소리로 중소조선소와 지역경제의 사활이 걸린 STX조선해양에 대한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을 촉구했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14일 STX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정용석 구조조정부문장(부행장)을 만나 RG 발급을 요청했다.

이날 방문은 STX조선해양이 조선해양산업의 침체 속에 어렵게 수주한 계약에 대한 RG발급 기한이 오는 23일로 다가오지만, 아직 RG가 발급되지 않아 지역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만약 기한 내 RG발급이 되지 않으면 계약이 취소되면서 국제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앞으로 수주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STX조선해양의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경호(맨 왼쪽) 도지사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정용석 KDB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장(부행장)을 만나 지역경제의 가장 큰 현안인 STX조선해양에 대한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을 요청했다. /경남도

이어 "STX조선해양 문제는 사업장이 있는 창원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침체 속에 차례로 문을 닫고 몇 군데 남지 않은 국내 중형조선소들의 존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침체를 딛고 도약해야 하는 조선산업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STX조선해양이 지난 7월 3일 회생절차 종결 이후에도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적극 고려해 STX조선해양의 안정적인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RG발급이 기한 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10일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중형조선소 회생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한 권한대행은 "STX조선해양 RG발급은 중형조선소와 지역경제의 존립이 걸린 문제이므로 KDB산업은행 고위관계자를 직접 만나서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창원상공회의소(회장 최충경)도 STX조선해양이 최근 글로벌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중형 선박 7척과 현재 계약 진행 중인 4척에 대해 오는 23·24일까지 RG를 긴급 발급해 줄 것을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산업은행·농협은행·수출입은행에 건의하고, 지역 국회의원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창원상의는 STX조선해양이 올 7월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하고서 글로벌 선주사 등으로부터 정유운반선 5만t급 6척, 1만 1000t급 한 척 계약을 따냈고, 신규로 5만 t급 정유운반선 4척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하지만, RG 미발급으로 수주 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직면했다. 수주 계약 당시 RG 발급 기한은 지난 9월 18일이었으나 발급받지 못한 STX조선해양은 선박을 주문한 선주들 동의를 얻어 지난 10월 31일까지 1차 연장하고서 다시 4척은 오는 23일까지, 3척은 24일까지 연장을 요청했다. 따라서 계약추진 중인 4척을 포함해 모두 11척의 RG 발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창원상의는 건의서에서 STX조선해양의 최근 선박 수주는 중국 정부의 압도적인 금융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를 극복한 것으로, 글로벌 중형 선박시장에서 쌓아 온 독보적인 역량과 브랜드 신뢰를 인정받은 측면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선박수주에 필수 절차인 RG 발급은 개별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기에 정부와 정책금융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익성만을 기준으로 RG 발급을 심사하면 조선업의 구조적 특수성을 간과해 금융권의 RG 발급 거부로 중형 선박제조업체인 STX조선해양을 경영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RG 미발급으로 예상되는 부정적인 파급 효과는 이미 계약한 선박의 건조 취소와 함께 한국이 글로벌 중형 선박시장을 포기한다는 시그널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글로벌 신규 선박 발주량의 약 60%인 중형 선박시장을 중국·일본 경쟁 조선업체에 고스란히 넘기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창원상의는 정부의 조선업종 지원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선선박 시장을 대·중·소형선박 시장으로 세분하고, 세분시장별 지원정책을 마련해 중형 선박시장에서 글로벌 최상위 역량을 갖춘 STX조선해양이 최근 수주 계약한 선박에 대해 긴급히 RG를 발급받도록 해 줄 것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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