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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 주변의 인권 비하 입간판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인권을 비하하는 입간판 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하다.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가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표어로 설치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목적만을 내세웠고 당사자들의 인권을 노골적으로 무시했기 때문이다.

안전준수 표지판은 현장의 안전과 관련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도 지나치게 섬뜩한 경우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더욱이 인권침해요소까지 있다면 그 정당성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입간판을 설치한 목적까지 상실하게 된다.

문제가 된 창원시 의창구 유니시티 어반브릭스 건설현장에 설치된 안전준수 표지판에는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그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 보상금을 써 버릴 것'이라고 쓰여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일어난 아주 특별한 경우를 보편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과장한 것은 사고를 얼마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패악적 수준으로 보고 있고 당사자들의 삶 또한 기업의 목적성에 철저히 옭아매는 비인권적 인식이 그 바탕에 깔린 것은 입간판이 원하는 경각심보다 더 섬뜩하다. 안전문구가 아니라 심각한 언어폭력인 것이다.

어떤 사회에 일상적으로 쓰이는 언어의 질은 그 사회 수준과 위험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건설현장 입간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며 목적을 과장한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에 요란한 문구의 현수막들이 무수히 나부낀 적이 있다. 고속도로가 편리한 통행로가 아니라 목숨이 달린 정글을 연상케 했다. 오죽하면 저런 문구까지 등장할까 싶기도 하지만 그것은 사고를 막는 근본적인 대처법이 아닌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면허 취득 과정에서부터 안전운전을 강화하고 선진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더 나은 대처법일 터인데 우선 윽박지르기부터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경박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정제되지 않은 언어 사용은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를 더욱 험악하게 만들 것이다. 건설현장 안전 문구에 대해 여론이 들끓는 것은 이런 사회현상에 대한 구성원들의 경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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