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창동 길바닥에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붓고 있다. 창원시는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부림시장과 불종거리 일대, 창동예술촌 골목길 등에 걷고 싶은 길을 조성한다며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길을 뜯고 깔기를 반복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왜, 또?"라는 원성이 빗발치건만 창원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길바닥에 돈을 깔고 있다.

시는 기반시설을 먼저 조성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란 주장이다. 구태의연한 토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참 답답하다. 누가 상상길이라 뜻 모를 명칭을 붙였는지, 지역 정체성과 별 관계도 없는 사람들 이름을 블록에 새겨 바닥에 까는 일에 미터 당 1300만 원 넘게 세금을 퍼부었을 것이라고 상상하겠는가? 그래서 반짝 효과 이상 도심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었는지 파악이나 제대로 하고 또 공사를 벌이는지 의문이다.

도시재생 지역에서 공간을 재구성하는 일은 출발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공간의 주인공들과 함께 숙의하여 추진하는 것이 기본이다. 시는 주민·상인으로 구성된 사업추진협의회와 수차례 검토를 했다고 하지만 매년 수개월씩 거듭하는 공사에 지친 상인들이나 이용객들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가득하니 제대로 협의가 이뤄졌다 할 수 없다.

창동 도시재생사업은 간판만 도시재생이라 붙였지 과거의 개발사업 방식에서 벗어나질 못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에서도 강조하듯이 도시재생사업은 외형적인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주민이나 당사자들과 함께 공동체성과 지속가능성을 엮어나가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하건만 배는 계속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창동예술촌에서 왜 예술가들이 떠나갔는지 귀 기울이고, 청년몰에서 청년들이 못 버티는 이유부터 냉정히 분석해 보면 선후가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도시재생을 추진하기 위하여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유효함에도 창원시는 눈여겨볼 생각도 안 하고 있으니 알맹이도 빼먹고 있다. 기반시설이나 확충하는데 매달리려면 차라리 도시재생이라 들먹이지 말거나 아니면 정책 취지에 맞추어 근본 방향에 대해 성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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