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촬영·편집' 마을지기 한마음 되어 서피랑 명소 홍보 광고 제작
골목 곳곳 '우리만의 색깔'로 조명…새 인연 만들고 역사 기리기도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피랑 생활이 무르익어가면서 저는 점점 더 서피랑의 매력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누구든 만나서 입만 열면 저도 모르게 서피랑에 대해 침을 튀겨가면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다녔습니다.

생각해보면 서피랑공작소에서 살기 되어 더욱 신이 나서 그렇게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서피랑에 미쳐서 살고 있을 즈음, 진주미디어센터라는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한 케이블방송사 공유가치창출(CSV)사업으로 '우리 동네 TV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관광명소 홍보 광고 제작 교육을 하는 내용입니다.

이미 관광지로 유명한 동피랑보다는 새롭게 형성되고 있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서피랑 쪽에서 기획해서 만들어 보려 한다고 했습니다. 서피랑을 검색을 해보는 과정에서 서피랑지기와 서피랑공작소가 많이 나와서 저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답니다. 인터넷을 보고 연락이 왔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때쯤에 제가 소셜네트워크(SNS)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번 고민해 보겠다고 전화를 끊고 나서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서피랑에 대해서 제가 몰랐던 부분도 더 많이 알게 될 것 같았습니다.

광고 기획회의 모습. 오른쪽 흰 옷 입은 남성이 이장원 씨.

또 이제껏 저 혼자서 앞뒤도 없이 설치고 다녔는데, 앞으로 서피랑을 홍보하는 이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통영과 서피랑을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릴 기회인 것 같아서 결국 승낙을 했습니다.

진주미디어센터 김민재 선생님과 성중곤 선생님께서 인근에서 활동하는 젊은 분들을 좀 모을 수 있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사실 서피랑에서 활동하는 젊은이가 많이 없습니다. 몇몇 분들에게 찾아가서 의논을 하고, 소개도 받아서 구성원을 모았습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저를 포함해 여행연구소 '73걸음' 김우현 씨, 특허받은 마카롱 '통카롱' 윤은영·허현주 씨, 명정동사무소 간사 윤경화 씨, 커피전문점 '커피마마' 허형범 씨, 감성카페 '온나' 김미현 씨, 멸치쇼핑몰 '멸치이야기' 김현아 씨, 감성상점 '포에티크' 노우경 씨, 이렇게 9명입니다.

모임 이름을 '서피랑샘즈'라고 지었습니다. 호칭 이야기를 하다가 '샘'이란 단어를 쓰자는 쪽에 의견이 모였습니다.

서피랑 광고 촬영 모습.

원래 통영에는 '삼지구정(三池九井)'이라고 3개의 연못과 9개의 우물이 있었다고 합니다. 샘이 많은 고장이었지요. 마침 우리가 9명인 것을 보면 우연치고는 참 재미있습니다.

촬영, 편집을 배우고 실습하며 서툴지만 우리만의 색으로 서피랑을 홍보할 수 있는 영상을 기획했습니다. 두 팀으로 나눠서 진행된 촬영은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팀 촬영할 때 가서 스태프를 해주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팀은 당시 한창 유행하던 대기업 광고를 패러디했는데, 나비만 쫓아가면 서피랑에 오를 수 있다는 콘셉트였습니다. 남녀 배우도 외부에서 섭외해서 진행했는데 아주 재미있게 촬영을 마쳤습니다.

다른 팀은 설렘을 주제로 서피랑 골목골목을 나비와 함께 여행하며 곳곳의 풍경을 배경 삼아 각각 여행을 온 여행자들이 만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료식 날 중앙시장 문화공간 '벅수골'에서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오신 분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아주 뿌듯했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국회에서도 성공 사례로 저희 영상을 상영했다고 합니다.

서피랑샘즈라는 소중한 인연은 아직도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통영을 떠난 분도 있지만, 여전히 각자 일에 열정적이어서 보기 좋습니다. 우리가 함께 서피랑에 쏟은 열정이 지금 서피랑을 만든 좋은 씨앗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서피랑샘즈와 함께 서피랑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더 재미난 일들을 많이 만들어 볼까 합니다.

서피랑샘즈가 기획한 서피랑 광고 한 장면.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서피랑공작소에서 우리가 촬영했던 곳이 '뚝지먼당길'입니다. '뚝기'라고 불린 장군깃발을 모시던 사당이 배수지에 있었고, 그 깃발을 들고 다녔던 길을 뚝지먼당길이라고 불렀답니다. 사당에서는 봄·가을 두 번 '뚝제'라는 제사를 성대히 올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신성했던 곳이 일제 강점기를 거쳐 야마골이라는 사창가로 변해버립니다. 통영에서 매년 8월 한산대첩축제가 거창하게 열리는데, 이런 행사도 좋지만, 뚝제를 재현해서 보여주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서피랑샘즈 윤은영 씨가 시로 정리한 서피랑샘즈 이야기를 들려드리며 저는 물러갑니다.

에필로그 –윤은영

꽃이피는 봄날오월 장원쌤이 찾아왔네

CJ에서 서피랑에 관련된걸 찍는다네

우리들이 배우면서 영상두개 만든다네

새로운걸 배우는걸 좋아하는 나는나는

OK하며 좋아하네 기대하며 기다리네

기다리던 오월중순 한자리에 모였다네

진주에서 넘어오신 김민재쌤 성중곤쌤

현주은영 장원경화 미연우현 우경현아

서울남자 형범까지 존칭생략 이해하오

사구찬가 원래그래 나이순은 절대아님

그리하여 모인우리 샘즈라고 명명하네

서피랑에 관한영상 두가지로 만들우리

제일먼저 동장님을 찾아뵙고 얘기듣네

이런저런 얘기속에 그마음이 묻어나네

아무것도 몰랐어요 서피랑의 그얘기들

삶의애환 녹아있는 아름다운 그얘기들

센터샘들 장비들고 원정오셔 강의하네

오호이건 뭔장빈고 보면서도 우와하네

크다크다 디에세랄 영상찍네 소니캠코

티비에서 보던장비 고프로도 만져보네

신기방기 재미져서 만지는데 빠져드네

순식간에 장비욕심 여보나좀 사줘봐요

본격적인 회의하고 영상테마 의논하네

하나는요 샤랄랄라 또하나는 쓱패러디

남배여배 섭외해서 쓱패러디 콘티짜네

아침일찍 서둘러서 남주여주 매컵하고

헤어부터 코디까지 진행또한 같이했네

쉽게보인 영상촬영 해보니까 장난아녀

컷트컷트 다찍어서 예쁜장면 담아내니

시간금방 오후되고 힘이슬슬 들어오네

반사판도 만져보고 데세랄도 만져보고

언제이런 경험하나 기회올때 배워보자

드뎌편집 하게됐네 우리찍은 쓱패러디

편집하며 빵빵터져 남배표정 웃음주네

아주예전 빠순시절 영상작업 독학했네

대충대충 했었는데 제대로된 편집하네

좀멋있게 하고파서 집에와서 작업하네

육십일용 체험판을 정식버전 바꾸었네

사투리도 더빙하고 인트로도 넣어보고

이런재미 찾아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마지막엔 인터뷰도 찍어보게 되었네요

흡사느낌 백년손님 이상해도 잘봐줘요

드뎌내일 마지막날 소극장서 모인다네

우리만든 영상트네 유종의미 거둬봐요

좋은인연 맺어주신 CJ팀에 감사해요

앞으로도 이인연들 쭈욱쭈욱 이어가요

우리찍은 영상들도 대박나는 영상되어

사랑하는 서피랑을 더욱더욱 알려봐요

센터샘들 감사하고 우리샘들 사랑해요

이글쓰고 이제나는 숨좀돌려 보려하네

나이드니 이내몸이 예전같지 아니하오

에구구구 토닥토닥 비가오니 더쑤시오

/시민기자 이장원(서피랑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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