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대 폐지론'이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 2월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 학원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원생들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순경에서 시작하는데, 경찰대를 졸업하면 곧바로 간부가 되는 게 합당한지 근본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비경찰대 출신들이 경찰조직의 개혁과 변신을 위해 경찰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고 한다. 따라서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대국민 인식조사를 토대로 오는 9월쯤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비경찰대 출신이 경찰대 출신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군(軍)처럼 계급사회이다 보니 나이 어린 경찰대 출신을 상관으로 모시기가 불편하다는 게 주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국민 입장에선 경찰로부터 얼마나 공정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경찰대학에 들어가려면 성적 등 우수한 실력을 갖춰야 하기에 경남에서 경찰대에 입교하는 사람은 연 2~3명에 불과하다. 또한 경찰대학에선 수사·행정·법률 등 경찰간부로서 갖춰야 할 실무 교육을 4년간 이수하고, 경찰관으로 배명받으면 6년간 의무 복무기간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4년제 대학을 나왔지만 사병이고, 육사를 나왔다는 이유로 장교가 되는 사안과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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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조직도 학연·지연 간 경쟁과 갈등이 있기 때문에 경찰대와 비경찰대 간 경쟁은 오히려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고, 특히 경찰대는 경찰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필자는 평가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과거 권위적인 경찰문화가 많이 개선된 데에는 경찰대 출신 역할이 컸다고 보기 때문이다.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개선했고, 뛰어난 업무 능력과 투명하고 합리적인 민원 처리는 경찰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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