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의문 채택, 청와대·국회 등에 발송 … 긴급 안건 상정은 '질타'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순수 국산헬기 수리온(KUH)의 국내 판매가 난관에 부딪히자 사천시의회가 KAI 지원사격에 나섰다.

시의회는 18일 오전 11시 제212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긴급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 골자는 공공부문 국산헬기 도입 때 국산헬기인 수리온을 우선 구매해 줄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경쟁력 있는 국산이 단지 국산이라는 이유로 외국산에 역차별 받는 국내의 그릇된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며 "국민 혈세를 들여 개발한 제품을 우리가 사주지 않는다면 과연 다른 나라에 가서 당당하게 좋은 물건이니 사라고 할 수 있나"라고 전제했다. 이어 "공공부문에서 헬기를 구매할 때 사양을 외국산 제품을 고려해 주문하기보다는 국산제품을 우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산불대비용 헬기를 수리온으로 전면 교체한다면 우리 숲을 우리 기술로 지킴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살맛 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국산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는 우수제품이 있다면 적극 지원해 우리 경제 기둥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이날 건의문 채택에는 약간의 진통이 뒤따랐다. 애초 안건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용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긴급 제안해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했지만, 사전에 도움을 요청하고 설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KAI 측 태도를 질타했다.

일부 시의원은 "취지는 동감하지만 형식과 절차가 문제다. 진정 사천시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시장과 시의원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설명을 하고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본회의 당일 긴급건의안을 요청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지난 17일 긴급 요청을 하려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KAI 관계자는 "일부 공공기관이 외국산 헬기를 점찍어두고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등 수리온 도입을 꺼리고 있다"며 "지역사회 도움이 있으면 정부에 호소하는 것도 수월할 수 있다. 시의회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의원 대부분은 건의안 취지에 동의했고, 만장일치로 긴급 건의문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건의문을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국회, 조달청, 국민안전처, 각 지자체 소방본부 등에 발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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