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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내 마음속의 토호

임종금 기자 lim1498@idomin.com 2017년 02월 15일 수요일

지역 토호들의 횡포와 난개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지역 토호를 청산하자고 하면 나설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 그럴까?

나는 강의를 하거나 기회가 있으면 토호문제를 얘기한다. 그리고 유심히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사람들은 개발이 안 되는, 개발하면 안 되는 귀한 땅을 온갖 꼼수를 부려가며 도시계획을 바꾸고 지목을 바꾸고 용도를 바꿔서 기어이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이익을 누리는 토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고 나서 이런 반응을 보인다. "아, 나도 땅 있는데…."

그들이 귀를 기울인 까닭은 토호 척결에 공감한 게 아니라 혹여 자신이 시골에 가진 얼마 안 되는 땅으로 돈을 벌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누구나 마음 한 편에 토호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토호들은 이런 소박한 욕망을 잘 알기 때문에 교묘하게 파고 들어가 반발을 와해시킨다. 우리 마을에 골프장 들어선다면 처음엔 반대하지만 막상 골프장으로 맹지인 내 논밭에 길이 나거나, 보상금이 생긴다고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렇게 골프장이 생기면 마을 지하수가 바닥나고, 하천에 골프장 농약이 흘러내려오고, 마을 인근이 쓰레기장이 되고, 교통이 늘어나 마을 어르신 몇 명이 차에 치여 죽고, 강제수용으로 산골 이웃들이 쫓겨나고, 각종 부대비용으로 지자체 예산이 쓰이지만 쳐다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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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몫 챙기고 싶은 그 마음을 어찌 모르랴. 하지만 기자는 정직하게 얘기해줘야 한다. "당신은 토호가 아니니, 결코 그 판에 끼워주지 않습니다. 요행히 토호로 인해 당신이 얻는 작은 이득은 길게 봤을 때 결국 손해인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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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금 기자

    • 임종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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