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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의회, 시의원간 갈등부터 털어내야

[우리가 주인이다] 분권, 기초의회 바로 세우기부터 (4) 사천시의회
작년 후반기 의장단 선거, 여야 대립·내분으로 파행…지역사회 '반목 여전'진단,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도

장명호 기자 jmh@idomin.com 2017년 01월 25일 수요일

제7대 사천시의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다사다난'이다.

사천시의회는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의장단 선출 최장기 파행 기록을 세웠고 "자리 나눠 먹기로 끝이 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구나 원 구성이 되지 못한 3개월 동안 의정비와 수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개별 해외 연수를 다녀오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로 말미암아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는 '현재 진행형'이다.

◇부끄러운 기억의 연속 = 사천시의회는 부끄러운 기억들의 연속이다. 먼저,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후반기 의장단 선출 최장기 파행 기록을 세웠다. 무려 80일이다.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김현철(바른정당) 의원이 합의 추대 형식으로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일단락됐다. 김현철 의장은 5대 전·후반기에 이어 7대에도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지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자리 나눠 가지기'라는 의혹이 남아 있다. 의장·부의장·운영위원장 임기를 1년씩 쪼개거나 원내 5석 모두 쪼갠다는 것. 이 의혹은 대다수 의원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광범위하게 지역사회에 확산하고 있다. 오는 3월이면 의장단 교체가 실제로 일어날 것인지 진실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8일 사천YWCA가 사천시의회 정상화 촉구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사천시 의원들은 원 구성이 안된 3개월 동안 의정비와 수당을 매달 꼬박꼬박 받았다. 의장선출 파행으로 식물의회를 만들어 놓고도 석 달간 모두 1억 321만 2000원을 받은 것이다. 의원 1명이 매달 받은 금액은 286만 7000원이다. 이 돈은 의장 공석으로 지출원이 없는데도 의회사무국장 전결처리로 지출됐다. "의장이 없다는 이유로 추경예산안, 조례 제·개정 등 서류를 접수하지 못한 의회가 의정비와 수당은 어떻게 지급했느냐"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끄러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의원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은 해상케이블카 현장 견학이라고 설명하지만 분과위원별 연수가 아닌 의원들 '따로따로'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후반기 의장선거 후유증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자신 이익보다 시민 이익 위해 행동해야 = 지역에서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쌓인 갈등 봉합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현철 의장은 "사실상 의원들 간 신뢰에 금이 갔다. 이른 시일 내에 회복하고 단합해 의원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 여론이다. 당시 새누리당과 비새누리계로 양분된 것은 물론 각 진영 내에서도 이해가 상충하고 소외감을 느낀 의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의원들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김현철·이종범·구정화·윤형근·한대식 등 5명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김현철 의장과 반목했던 정철용, 최갑현 의원은 그대로 새누리당에 남아 있다. 한순간에 동료에서 적으로 상황이 바뀐 것이다.

최갑현 의원은 의지만 있으면 바른정당 입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배신자'라는 오명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을 밀어줬던 정철용 의원을 내팽개치고 바른정당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철용 의원은 바른정당으로 둥지를 옮기는 일은 사실상 쉽지 않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정 의원 입당을 꺼리는데,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선거법 위반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면에는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야권 계열에 힘을 실어준 것에 대한 섭섭함이 깊숙하게 깃들어 있다. 이 탓에 시의회는 특정정당이 반수를 넘을 수 없는 정국이 현실화되면서 앞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간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시의회 분열과 갈등으로 어부지리를 얻는 쪽은 집행부다. 지방의회는 협치가 전제되지 않는 한 집행부에 대한 정상적인 견제와 감시기능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3개월 동안의 자리싸움으로 시민들의 분노를 샀기 때문에 대의기구로서 의회 신뢰성도 이미 상실한 상태다.

현 시의원들이 시민이 아닌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최용석(더불어민주당·사천읍, 정동, 사남, 용현) 의원은 정당공천제 폐지가 전제돼야 부끄러운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 의원은 "무소속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자 국회의원이 새누리당 가입을 요청했다. 이를 거부하자 시의원들을 동원해 '시장 길들이기' 행태로 하는 일마다 반대를 하도록 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서 집행부와 갈등은 커지고, 의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생긴다"며 "시의원이 시민만을 바라보고 의정활동을 하려면 정당공천제 폐지는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의원들이 전문성을 갖춰 전반적인 발전 방향이나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한데,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 입만 바라보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여야 의원 간 소통은 안 되고 권익은 떨어지고 결국 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이 됐다"며 "기초의원을 전문직이 아닌 단순한 명예직으로 생각하고 악수 정치를 벌이는 구태의연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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