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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서니 남해가 '탁' 보물섬 지키는 수호산이구나

[경남의 산] (2) 남해군. 무뚝뚝하지만 늠름한 '망운산'
786m 최고봉의 '신령스러운 산' 가뭄 들었을 땐 기우제 지내기도
정상 바로 아래 터 잡은 망운사 사찰서 바라본 산봉우리 '뾰족'…풍수선 문인·학자 배출 해석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7년 01월 06일 금요일

남해안과 서해안은 해안선이 매우 들쭉날쭉한 리아스식 해안이다. 우리말로 침강해안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가라앉은 땅이란 뜻이다. 남해안의 복잡한 해안과 섬은 사실 웅장한 산맥이었다. 상상해보자. 일본과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던 시절, 한반도 남단에 연이어 솟은 거대한 산봉우리를. 그중에서도 으뜸은 지금 남해군이라 불리는 지역이었을 것이다.

현재 남해군 최고봉은 망운산(786m)이다. 다음으로 금산(701m)이 높다. 이들 산만 해도 이웃한 거제시나 고성군, 전남 여수시 등 주변 지역과 비교해도 두드러지게 높다.

◇옛 지도로 본 남해 산 = 조선시대 군현을 자세히 표시한 <1872년 지방도>를 보면 당시 남해현은 지금의 창선면을 제외한 남해섬이었다. 창선면은 진주목에 속했다. 남해현의 진산(鎭山)은 망운산이었다. 망운산은 오래전부터 남해를 수호하는 산이었다. 가뭄이 심하게 들면 가장 먼저 망운산에 올라 기우제를 지냈다. 이 망운산 자락을 배경으로 하고 창선도를 바라보는 곳에 고을의 중심인 '읍치(邑治)' 가 있다. 지금의 남해읍 자리다.

금산은 예나 지금이나 영산(靈山)이라 불리며 남해를 대표하는 산이었다. 옛 지도에서도 훌륭한 산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산 이름이 금산봉대로 돼 있다. 봉대는 봉수대를 말한다. 금산뿐만 아니다. 남해현을 둘러싼 주요 산봉우리는 모두 봉대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 아래 큰 고을마다 성곽이 있었다. 망운산 외에는 군사적인 중요성을 더 강조한 것이다.

남해 진산 망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망운사와 남해읍 전경. /유은상 기자

역사적으로도 남해현은 물자가 풍족해서 왜적의 침입이 잦았다. 고려 말에는 한때 왜적에게 아예 남해 섬을 점령당하기도 했다. 고려 후기, 조선 전기의 문신 정이오(1347~1434)는 왜적에게 남해섬을 빼앗긴 지 46년 동안 재물과 세금이 나오던 땅이 모두 풀이 무성한 사슴의 놀이터가 되어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 초기 남해섬을 되찾은 후에는 왜적을 막고자 계획도시처럼 남해현을 정비했다. 평산포진, 곡포보, 상주포보, 미조항진이 대표적으로 조선 수군이 주둔하던 곳이었다. 1700년대 군사적 목적으로 만든 영남지도에는 금산을 포함해 7개 산에 선재봉산(船材封山)이라는 표시가 돼 있다. 이는 전선을 만들 나무를 조달하려고 국가에서 벌목을 금지한 지역이다.

◇망운산 정상과 망운사 = 망운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남해읍에서 관대봉을 통하지만 등산객은 보통 망운산 중턱에 있는 화방사에서 시작한다. 정상까지는 2.97㎞, 천천히 걸으면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다. 산 자체는 무뚝뚝한 느낌이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풍경이 트이면서 남해군 전체가 눈 아래 놓인다. 발치에는 남해읍이 망운산 자락을 감싸 안고 아담하게 들어서 있다. 남쪽으로 금산, 호구산, 송등산, 설흘산, 응봉산 자락이 일렬로 늘어섰다. 서쪽으로는 여수와 그 너머 지리산 줄기가 이어진 모습이 보인다.

망운산 중턱에 자리 잡은 화방사. /유은상 기자

망운산 정상 바로 아래 남해읍 방향으로 기가 막힌 자리에 망운사가 있다. 지금도 주지로 있는 성각 스님이 지난 1989년 쓰러져 가는 망운암에 자리를 잡고 사찰을 재건했다. 망운암은 고려 후기 진각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해방 이후 효봉, 경봉, 서암, 월하 같은 큰 선승이 수행하던 곳이다. 성각 스님도 지금 쌍계총림 방장 고산 스님의 법제자인 선승이다.

남해지역 문화해설사 서재심 씨는 이 망운사에서 바라본 관대봉이 아주 훌륭한 문필봉이라 평가한다. 이는 산 정상이 붓끝처럼 뾰족한 것을 이르는데, 풍수에서는 주변 지역 문인이나 학자가 배출된다고 해석한다. 실제 성각 스님은 망운암에 들어오면서 선화(禪畵)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지난 2013년 부산시로부터 무형문화재 선화 기능보유자로 지정돼 그 공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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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논문 <경상도 읍치 경관의 역사지리학적 복원에 관한 연구 : 남해읍을 사례로>, 최원석, 2004

-보고서 <남해 관당성지>,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 2006

-<남해군지 상권>, 남해군지편찬위원회,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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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