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가두면 급격히 몸과 마음 쇠약…자신만의 취미, 일, 친구 만들어야

2016년 마지막 날 창원의 한 컨벤션센터에서는 국민가수 이선희 콘서트가 있었다. 필자가 놀란 것은 관객의 연령대 때문이다. 얼핏 보아도 40대인 필자의 어머니 또는 이모세대인 50∼60대가 주류였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으며 젊어지고 싶어 하고, 수명연장의 욕구를 가진다. 하지만, 나이를 먹었기에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겠단 핑계로 자신을 가두어 둔다면, 결국 아프지 않은 몸에 이상 신호가 찾아올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정신이 지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젊고 행복하게 살고자 한다면, 비록 젊은 세대만큼은 아닐지언정 적절한 활동이 필요하다.

은퇴 후 그동안 삶에 대한 보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쉼을 이어 간다면, 결국 쉼은 건강을 해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은퇴 후 급격히 쇠약해지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필자의 아버지도 은퇴 후 휴식을 취한 1년 동안 걱정스러울 정도로 쇠약해진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소일거리를 찾으신 후 놀라울 정도로 기력을 회복하셨고, 지금도 여전히 자신만의 일을 하시고 계신다. 필자는 모든 은퇴자들에게 자신만의 일을 가지라고는 권유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일이 아니라도, 사회활동에는 참여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인간은 누구나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집단 속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또, 심리학의 개념 중 신체화(somatization)라는 개념이 있다. 이것은 정서적 문제가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신체적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몸이 아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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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자신만의 시간 속에서 자신의 삶을 후회하고, 주변 지인과 관계의 단절이 주는 상처 속에서 많은 은퇴자가 우울감과 부정적 정서에 빠지게 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것이 결국은 마음의 병이 신체의 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자신만의 취미와 자신만의 일, 그리고 친구 한 사람을 만들어 두어라. 그것들이 은퇴 후의 행복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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