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촛불 종합]'탄핵 제동'에 분노한 민심, 주말 촛불집회 더욱 거세 "국민 뜻 무시 말라"경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 정당은 정당이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공범 새누리당은 해체하라." 2일과 3일 주말에 타오른 촛불 민심이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창원

창원광장에서 타오른 민심은 새누리당 심장을 향했다. 지난 3일 6차 경남시국대회 참가자들은 시국대회 후 의창구 봉곡동 새누리당 경남도당까지 행진했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무시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하고자 한 것이다. 이날 오후 5시 창원광장에서는 6차 경남시국대회가 열었다. 약 1만 명이 참석한 행사는 1부 시국대회, 2부 촛불대행진, 3부 정리집회 순으로 열렸다.

김재명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지역본부장은 "야당은 정신차려야 한다"며 "눈치 보지 말고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국민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야당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은 왜 국민 권력을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고 하느냐"라며 "국민 뜻대로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했다.

엄마와 함께 무대에 오른 초등학교 1학년 안영현 양은 '들장미 소녀 캔디' 개사곡인 '촛불 소녀 캔디'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3일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6차 경남시국대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며 새누리당을 향한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국정교과서에 대한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교육감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교과서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없다"며 "교육부가 교육감들을 고발할 것 같은데 교육감이 처벌을 받는 것보다 소중한 것은 제대로 된 교과서로 아이들에게 토론이 있고 질문이 있고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창원에서는 2일에도 곳곳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오후 6시 30분께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박근혜퇴진 창원운동본부 주최로 '명곡마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1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문화제를 마친 후 도계동 새마을금고에서 SK도계주유소를 돌아 다시 출발점까지 행진했다.

같은 시각,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남동 월영광장에서도 '모이자! 분노하자! 박근혜 퇴진 마산시국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박근혜 퇴진 마산운동본부가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2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전날 교내에서 촛불 집회를 한 경남대 학생들도 월영광장에 모였다. 경남대 신방과 윤기삼 씨는 "끓어오른 분노를 보여주자.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청년유니온은 이날 오후 7시 창원시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BYE 2016 BYE 박근혜' 퇴진콘서트를 열었다. 노래공연과 영상, 자유발언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는 촛불을 든 시민 20여 명과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날 자유발언에는 청년들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함께 희망이 담겼다.

진해에서 온 최지민(26) 씨는 "빛이 힘을 잃으면 어둠이 다시 들어오게 마련이다"며 "이 촛불을 꺼트리지 말아야겠다는 결심과 다짐이 필요하다. 어둠은 어디든 있겠지만 항상 촛불을 들고 그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 시민으로서 의무"라고 했다.

가수 노영섭 씨는 "정치적 문화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는데 가만히 보고 있기가 어려워 나왔다"며 "이번 공연이 이 시대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6차 경남시국대회 참가자들이 촛불로 만든 '퇴진' 글씨(드론으로 공중 촬영). /한겨레

진주

박근혜 대통령 3차 담화문에 반발하는 진주지역 민심은 싸늘함을 넘어 분노로 표출됐다.

진주에서는 박근혜 퇴진 민주확립 진주비상시국회의 주최로 3일 오후 4시 대안동 차 없는 거리에서 진주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는 성난 민심을 반영한 듯 1200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 진주에서 열린 촛불집회 가운데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문화공연과 함께 자유발언 등으로 3시간 동안 열린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한결같이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문 내용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자유 발언 이후 참여 시민들은 차없는 거리에서 서부시장, 옥봉성당, 중앙로터리 등을 돌며 거리행진에 나섰다. 시민들은 거리행진 구간에 있는 박대출 국회의원사무실 앞에 잠시 멈춰 박 대통령 탄핵에 참여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양산

3일 오후 5시 양산시 중부동 이마트 옆에서 열린 양산 3차 시국촛불집회에 500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즉각사퇴를 요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노동자는 "우리는 한 달 뼈빠지게 일해서 백몇십만 원 받는데 박근혜는 삼성 등 재벌가에서 800억 원을 받아도 잘못을 모르고 물러갈 생각을 안한다"며 "200만 촛불 물결로 퇴진시키자"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새들교까지 2.2㎞를 행진했다.

행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양산갑위원회는 박 대통령 탄핵과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거제

거제에서도 탄핵 디딤돌을 위한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다. 거제 촛불문화제는 3일 오후 6시 고현 현대차사거리에서 열렸다. 촛불문화제 초반 300명 정도이던 참여자가 거리행진 때는 600여 명으로 불어났다. 일찍 자리를 뜬 인원까지 포함하면 시민 800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자리를 마련한 거제경실련 측은 "지난주보다도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 같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는 9일 탄핵안 상정을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탄핵 정국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박근혜 하야'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해체' 구호를 더욱 힘주어 외쳤다.

신호식(32·옥포면) 씨는 "더 속이 터지는 건 국회의원들이다. 국민이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데도 자기들이 대통령 임기를 판단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 탄핵 그릇을 만들기 위해 우리 시민이 더 쉼 없이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거창

2일 저녁 6시 30분, 거창애국군민모임 주최로 '정청래와 함께하는 박근혜 퇴진촉구 시국집회'가 거창군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거창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중 최대인 350여 명이 모였으며, 거창 외에도 함양, 합천, 산청 주민도 일부 참여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정영훈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고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 다음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법적 정치적 책임을 꼭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전 국회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이유는 헌법 위반 사범이고, 남북관계를 파탄냈으며, 대기업들의 세금을 감면하고 서민에게 세금을 더 거뒀다"고 했다. 특히 "작년 통계로 재벌들 사내 유보금이 750조 원 되는데, 그 가운데 300조 원은 법인세 인하로 쌓은 돈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세수가 부족하자 담뱃세를 올리고, 주민세를 올리고 자동차세 200% 인상안을 들고나왔다"며 "작년에 자동차세 30만 원 낸 사람이 올해는 60만 원, 내년에는 90만 원 내는 안을 들고나왔다가 야당의 저지로 무산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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