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전환가 높아 입주민-건설사 갈등, 주민 간 불신도…시, 건설사에 발코니 확장 공사비 과다계상 보완 주문

사천시 용현면 덕산아내아파트 입주민(임차인)들이 아파트 분양전환 가격을 놓고 건설사(임대인)인 덕산종합건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사천시와 '덕산아내아파트 분양전환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건설사인 덕산종합건설이 지난 10월 31일 분양전환 승인 신청서를 사천시에 제출했다. 분양전환 가격은 34평형 1억 5500여만 원, 30평형 1억 4000여만 원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분양전환 가격이 높다"며 덕산종합건설과 사천시에 분양전환 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입주민 모집 당시 약속했던 발코니 확장공사비와 새시 시공비가 분양전환 가격의 산출근거에 버젓이 포함됐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특히, 사천시도 발코니 확장공사비 과다계상과 토지매입금 불합리 등의 이유로 덕산종합건설에 서류를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덕산종합건설은 11월 22일까지로 정해진 1차 때에는 보완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2일까지로 정해진 2차 때에도 보완서류를 제출할지는 미지수다. 덕산종합건설이 보완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분양전환 승인 신청서가 반려된다. 이는 분양전환 관련한 모든 업무가 원천무효되는 것으로 현재처럼 임대형식으로 유지된다. 34평형 입주민은 보증금 9400만 원에 월세로 27만 원을 내고 있다.

사천 덕산아내 아파트 전단. 발코니 확장공사비와 새시 시공비가 무료라는 내용이 있다.

◇"분양가 너무 높다" = 덕산아내아파트는 34평형 312가구, 30평형 172가구로 총 484가구가 살고 있는데, 건설사인 덕산종합건설이 지난 2010년 공공임대아파트로 분양했다. 공공임대아파트는 임대기간 종료 후 입주민에게 우선 분양전환하는 주택이다. 이로 인해 5년간의 임대의무기간이 끝난 상태다. 지난 4월 14일이 임대전환 만료일이었다. 10월 14일까지 분양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입주민들은 조속한 분양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와 분양전환 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분양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입주민 측은 평당 400만 원 이하의 금액을 요구하고 있고, 건설사 측은 460만 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임대의무기간이 5년일 경우 분양 당시 건설원가와 현시세인 감정평가금액을 산술평균해 분양전환 가격을 정한다.

입주민 관계자는 "건설사 측에서 지난 5년 전에 했던 약속을 어기고 있다. 발코니 확장공사비와 새시 시공비가 무료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아니라고 발뺌을 한다"며 "당시 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을 고려하면 400만 원 초반대에서 다른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다. 건설사가 제시한 가격은 너무 비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석연치 않은 기존 대책위 전원 사퇴 = 덕산아내아파트는 입주민 간에도 서로 비난하고 불신하는 등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아파트 분양전환과 관련해 입주민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기구로서 활동했던 분양전환 대책위원회가 전혀 인수인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재 입주민을 대표하는 분양전환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이다. 분양전환 대책위원회의 그동안의 활동내역은 물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기금 사용내역 등 회계처리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하지 않고 불투명하다는 것. 특히, 분양전환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을 축소시키기 위해 모함을 하거나 방해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 30일 오후 8시 사천시청 2층 대강당에서 열린 덕산아내아파트 입주민 임시총회에서 분양전환 대책위원회의 활동내역, 기금 사용내역에 대한 토론과 논의가 이뤄지자 몇몇 주민이 막말과 함께 고성을 지르는 등 험악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결국 이에 대한 토론과 논의는 중단됐다.

비대위의 주장은 이렇다. 분양전환 대책위원회로 활동하던 7명의 위원이 지난 9월 27일 갑자기 전원 사퇴를 했다. 대책위 사무실의 문은 잠겼고, 서류는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50일 가까이 분양전환 문제가 방치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일부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분양전환 대책위원회는 업무인계를 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입주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믿었던 분양전환 대책위원회가 어느날 갑자기 전원사퇴라는 말도 안되는 일을 벌였다. 이들은 사천시에 분양전환 관련 서류를 한 장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구나 새로 구성된 비대위에 인수인계도 하지 않는 등 방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존 분양대책위 관계자는 "비대위 측에서 인수인계를 요구하고 있는 회계처리 부분은 지금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남은 기금을 돌려줄 예정인데, 현재 절차에 의해 진행 중이다. 중요한 것은 분양전환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로 입주민끼리 다투고 하는 것은 차후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덕산종합건설 관계자는 "현재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분양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발코니 확장공사비와 새시 시공비' 관련 내용이 담긴 전단이 일시적으로 배포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하지만, 곧바로 수정했고, 보증금과 임대료(월세) 이외에는 추가비용이 없다는 의미로 얘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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