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앞서 나락 적재 시위…박 대통령 '21만 원'공약 비난

햅쌀 산지 가격이 21년 만에 처음으로 13만 원대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경남 농민들이 쌀값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의장 김군섭)·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회장 김미영)·전국쌀생산자협회 경남본부(본부장 이재석)는 1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쌀값 대폭락 대책 마련, 경남 농민 나락 적재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농민 100여 명은 40㎏ 나락 포대 500여 개와 톤백 7개를 트럭에 싣고 도청 앞에 모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무능한 살농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쌀값 대폭락, 이른바 '쌀 대란'이 일어났다. 오늘날 쌀값 폭락 문제는 단순히 농민의 소득 감소 문제가 아니다"면서 "대한민국의 주식인 '쌀'이 무너질 수 있으며 한국 농업이 흔들릴 수 있는 비상사태"라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 경남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경남도본부 소속 회원 등이 1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쌀값 인상요구 나락 적재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이 트럭에 싣고온 나락을 도청 정문에 내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그러면서 △저가 수입 쌀 41만t 수입 중단 △대북 쌀 교류 등 인도적인 재고미 해결 대책 마련 △수확기 100만t 수매계획 마련과 40㎏ 기준 5만 2000원 매입 △경남도 벼 재배농가 경영안정자금을 현재 200억 원에서 400억 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내건 쌀값 인상 공약 펼침막이 등장했다.

진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한수(70) 씨는 "지금 쌀값이 12만 원대다. (대통령이) 21만 원대까지 올려준다고 했을 때가 17만 원대였다. 해마다 쌀값을 깎아 먹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농민과 경찰이 40분가량 대치했다. 경찰이 도청 정문에 차량과 경력을 배치했고 이에 농민들이 나락이 실린 트럭을 주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도청 앞 도로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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