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고 혼란한 와중에 NC다이노스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진출은 피로에 지친 지역사회 시민에게 한줄기 청량감을 던지는 위안이 아닐 수 없다.

NC에는 창단 5년 만에 이룬 쾌거이며 시민에게는 롯데자이언츠의 제2구장으로서의 보조 역할을 탈피한 후 처음 맛보는 자존심의 확인 과정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한국 프로야구 제9구단으로서 경남을 홈그라운드로 삼아 태동한 NC다이노스는 야구팬이면 익히 알다시피 지난 3년 동안 내리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끝에 마침내 정상궤도에 발돋움함으로써 야구의 본고장인 마산과 창원시민 그리고 경남도민 모두에게 멋진 선물을 안겨줬다.

새 야구장 건설이 시작된 시기와 때맞춰 NC다이노스는 신기원을 이룩하기 위한 마침표 장정에 들어섰다. 지금의 기세라면 올 시즌 결산이자 대미를 장식하게 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예약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없지 않다.

전체 7게임 중 4선승제로 결정 날 한국시리즈는 마산구장과 잠실구장에서 번갈아 열려 이해 최고의 빅 이벤트가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결과를 점치기도 어렵다. 단지 NC 쪽에서 관찰한다면 일찌감치 시리즈행을 확정 지어 그동안 경기를 하지 못한 채 긴장감이 느슨해져 있을 상대팀인 두산의 약점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전략과 전력을 최대한 발휘해 시민 여망에 부응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은 창원이지만 옛 마산시민의 야구 열정은 유별난 것으로 정평 났다. 그걸 상징하는 압축어가 '마산아재'임은 널리 알려졌다. 야구장에 들어가지 못한 열성팬들이 밀고 당기며 시위를 벌여 주변을 소란하게 하거나, 당시 홈팀이던 롯데가 지기라도 하면 소주병을 던지며 질서를 해치는 과열행위가 그때 빚어져 이름 붙여진 것인데 이제 응원문화도 크게 성숙했다.

신명에 휩싸여 열렬히 성원하되 승패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보고 즐긴 후 허심탄회하게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그런 정신무장으로 마산서 벌어지는 한국시리즈를 관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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