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본회의장서 장황한 도정질문 답변 중 설전…여 "짧게 답변하라"에 홍 "겐세이 부리지 마라"…반말, 비꼬는 말투도 등장

홍준표 지사와 여영국 도의원 사이에 다시 한 번 불꽃이 튀었다. 28일 경남도의회 제339회 임시회 도정질문 자리에서다.

이날 홍 지사는 정광식(새누리당·창원8)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자 단상에 올랐다. 홍 지사는 조선산업 위기와 관련한 도 대책부터 낙동강 물 대신 댐 건설을 통한 식수 정책, 낙동강 녹조 원인 등에 대한 답변에 장시간을 할애했다.

대개 실·국장들이 준비한 도정질문 답변이 한 질문에 A4 한 장가량인 원고를 가지고 부연 설명까지 곁들인다 해도 수분이 넘지 않는 데 비해 홍 지사는 이날 약 22분을 답변에 쏟아부었다.

특유의 강한 어조로 상대를 가르치려는 듯한 어법에다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환경단체를 향해 “어찌 저렇게 무식할 수 있느냐”, “무지에서 하는 주장”, “정치적 정략적 주장”, “이 사람들 수돗물 안 먹을 것이다” 등 폄훼·매도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여영국 의원이 제지에 나선 것이다.

여 의원이 먼저 “지사님 짧게 하세요. 답변을”이라고 외치자 말을 이으려던 홍 지사는 “답변을 짧게 하든 안 하든 제 답변 시간에는 제한이 없습니다”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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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도지사와 여영국 도의원./경남도의회

이에 여 의원이 “전에도 얘기한 거잖습니까”라고 하자 홍 지사는 “겐세이(けんせい·牽制·견제)는 여 의원 (도정질문) 할 때 하고 마 조용히 하세요”라고 대응했다.

여 의원이 재차 “짧게 하세요”라고 항의하자 홍 지사는 “짧게 하는 게 아니고 충분히 설명을 해야 해”라고 맞받았다.

이에 “의원들 교육시키는 것도 아니고”라고 여 의원이 말하자 “모르는 사람한테는… 여영국 의원은 잘 모르잖아. 그러면 설명을 해 줘야지”라며 비아냥거렸다.

이 과정에서 여 의원 말을 다른 의원들이 막는 등 소란스럽자 홍 지사는 “그러니까… 저런 사람들 때문에 도의회가 시끄럽다니까”라면서 혀를 내두르며 “허허” 웃었다.

여 의원은 “이날 홍 지사 발언은 이미 지난해 남강 댐 수위를 높여 부산에 물을 공급하자는 주장을 할 때도 장황하게 설명했던 것”이라면서 “도의원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하면서 마치 우리가 무지하다는 듯 가르치려는 태도는 바로잡아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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