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진도 등을 다녀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가 진행한 '예향 광주·전남 근현대 미술여행' 교육에 참여해서다. '왜, 광주는 예향인가'라는 첫 강의로 시작한 교육은 의재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진도 운림산방, 광주시립미술관, 양림커뮤니티센터 등의 현장 방문으로 이어졌다. 교육이 '예향 광주·전남'에 맞춰진 까닭일 수도 있지만, 지역 곳곳에 미술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난해 11월 지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규모가 상당했다. 특별법으로 옛 전남도청과 경찰청 등을 연결해서 만든 문화전당은 건립비만 7000억 원이 소요됐다. 여기에 2015년을 기준으로 1년 예산이 750억 원이고, 이 중 전시 예산이 90여 억 원이나 됐다. 1992년 전국 공립미술관 중 가장 먼저 지어졌다는 광주시립미술관도 올해 예산이 100억 원 수준이고, 소장품 구입비는 7억 원이었다. 경남도립미술관이 올해 예산 30억 원대이고, 이 중 소장품 구입비가 2억 원인 것과는 차이가 컸다. 여기에다 광주시립미술관은 함안 출신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35점이나 소장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 등이 구축한 남종화의 맥과 서양화의 맥을 짚어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현대 미술의 뿌리를 과거에서 찾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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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자마자 우리 지역 미술사의 원류를 알고자 했다. 그동안 기원도 모른 채 미술 취재를 한 것 같아 부끄러웠다. 하지만 지역 미술사에 대한 정보를 물으면서 자괴감이 더 커졌다. 지역 미술사를 잘 정리한 자료나 책이 딱히 없다고 해서다. 1988년에 나온 <마산미술 50년>이 가장 잘 정리된 책이라고 했다. 경남 미술의 뿌리를 찾는 경남미술사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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