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4~25일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상북도 성주군을 다녀왔다. 사드가 배치될 예정인 성산은 400미터도 안 되는 낮은 산이었다. 이 산 아래에 성주군청과 기관들, 성주군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인 성주읍이 펼쳐져 있었다. 성산에는 가야시대 고분군이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성산 이씨의 본관이 이곳에서 유래했다.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산포대를 찾아갔다. 이정표가 없지만 주민들은 가는 길을 훤히 꿰고 있었다. 성산에는 경찰이 4중으로 검문을 하고 있었다. 기자 신분증으로 어렵사리 검문소를 뚫고 올라갔다. 마지막 관문은 군인이 검문을 하고 있었다. 검문소를 책임지는 하사는 "차관급 군 지휘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관급 지휘관이면 참모총장이다. 그는 절대 올라갈 수 없다는 말을 이런 식으로 했다. 주민들이 느꼈을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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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산포대 진입로. / 임종금 기자

늘 그랬다. 박근혜 정권은 대화나 토론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단정하고 통보할 따름이다. 국익·안보·국민을 위한다는 거대한 구실로 작은 목소리를 짓뭉개버린다. 반발하면 정부 관계자가 찾아와서 얘기를 들어주는 시늉만 할 뿐 변하는 건 없다. 그리하여 분노는 더욱 깊어진다. 기자가 취재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대통령 물러나라'는 현수막도 이젠 성주에 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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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박 대통령이 홍 지사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진주의료원 폐업, 학교급식지원 중단 과정에서 제대로 대화나 토론이 된 것이 없다. 통보하고, 반발하면 구실 몇 개 붙이고는 그대로 집행해버린다. 상당수의 국민이 분노하고 적이 된다. 분노한 이들은 선거 때 적극적으로 여당을 비판하고 여론을 형성한다. 야당이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이다. 그야말로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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