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 없어 사건 '미궁'…주민 생업 타격 만만찮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원전항 해상펜션에서 낚시꾼 두 명이 사라진 지 2주가량 지났지만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피해가 크다고 호소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ㄱ(54) 씨와 ㄴ(46) 씨가 ㄱ 씨 승합차를 타고 원전항에 도착한 것은 지난달 21일 오후 5시 30분께. 두 사람은 인근 편의점에서 라면과 소주, 맥주 등을 구입했다.

요금은 선불이라는 주인의 말에 지갑을 열었지만 현금이 2만 원밖에 없었다. 이들은 다음날 잔금을 주기로 약속한 뒤 배에 올랐다.

이들을 해상펜션까지 데려다 준 펜션 주인은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보통 야간 이용객은 다음날 오전 8시에 데리러 가는데 그전에 나갈 거라고 전화를 주겠다고 해 기다렸다"면서 "다음날 하도 연락이 없어 가봤더니 두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22일 오전 9시 50분께 경찰에 실종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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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꾼이 사라진 해상펜션 모습./김해수 기자

주인은 최초 발견 당시 낚싯대는 있었지만 낚시를 한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라면 냄비에는 금방이라도 돌아와 식사를 할 것처럼 젓가락이 꽂혀 있었고 방에는 들어가지 않았는지 주인이 청소를 한 뒤 문을 잠가놓은 그대로였다.

평상에는 소주 한 병과 옷가지, 지갑, 휴대전화 등이 있었지만 어느 하나 흐트러짐 없이 자연스러웠다.

지난 1일 해당 팬션을 찾았다. 육지에서 5분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니 해상펜션이 보였다. 해경은 추락사에 무게를 두지만 1m가량 되는 펜스가 둘러있어 성인 남성이 실수로 떨어질 만큼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해상펜션에서 가까운 육지까지는 80~100m 정도로 바다 수영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헤엄을 쳐 건너갈 수도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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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꾼이 사라진 해상펜션 모습./김해수 기자

해경의 집중수색 기간은 끝났지만 어민들은 어선을 동원해 수색을 하고 있다. 사건 초기 하루 20여 척이 함께 바다로 나갔지만 지금은 4~5척씩 조를 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수색 작업에 참가했다는 한 어민은 "어쨌거나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사고니까 최대한 협조를 하고 있다"면서 "실종자 가족이 왔을 때도 마을회관을 내어주고 음식 등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주민들 손해도 크다. 사고가 발생할 즈음이 양식장 홍합을 채취할 시기였다. 주민들은 사고 이후 일주일 가량 작업을 못해 홍합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했다.

해상펜션 운영도 중단했다. 접수된 예약도 모두 취소했다. 어선을 타고 한 번 수색하는 데 3시간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수색하는 날은 생업을 포기해야 하고 기름 값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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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꾼이 사라진 해상펜션 모습./김해수 기자

주민들은 누구보다 실종자를 빨리 찾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상팬션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본격적인 여름철 해상펜션 수요가 늘어날 때인데 전국적으로 실종 보도가 되면서 오히려 예약 문의가 줄었다"면서 "추락이 원인이라면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손님에게 알리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지난 2일까지 경비정, 어선 등 선박 189척이 투입되고 514명이 수색에 참가했지만 성과가 없자 여러 추측도 나온다. 추락 가능성이 크지만 자살 혹은 타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기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그물이나 암초 등에 걸리거나 다른 지역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면서 "실종 수배가 내려져 있어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번 사건에 의문점이 많은 만큼 수색뿐 아니라 수사에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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