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서원곡 교차로 이어 내서서 30대 숨져…"전수조사 필요"

버스정류장에서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 역시 지난주 경남 창원 서원곡 교차로 사고와 마찬가지로 버스정류장 위치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정류장 위치 타당성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6시 1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코오롱아파트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주민 ㄱ(39) 씨가 냉장 탑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ㄱ 씨는 이날 출근을 하고자 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사고 차량 운전자는 중리파출소에서 함안군 칠서면 방면 편도 3차로 중 3차로로 달리다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은 버스정류장 차광막을 뚫고 인도 위에 있던 ㄱ 씨를 우측 앞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은 것이다.

이날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이었지만 사고 현장은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컸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낮 1시께 찾은 사고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이곳을 '원래 사고가 잦은 곳'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오전 6시 1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코오롱아파트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ㄱ(39) 씨가 인도를 넘어온 냉장탑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정류장이 좁고 도로와 가까워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해수 기자

종종 이곳에서 환승을 한다는 한 시민은 "몇 해 전 이번에 사고가 난 딱 그 인도에서 친구 딸이 차에 치여 숨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인도는 뒤편이 산이라 사고가 났을 때 물러설 공간이 없다. 특히 폭이 1m가량으로 두 사람이 겨우 나란히 지날 정도로 좁은 데다 인도 중간에 가로등이 있어 이마저도 원활하지 못했다.

인도 옆 도로는 왕복 6차로로 널찍하고 과속 단속 카메라마저 없어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구간이다. 이곳을 지나던 보행자는 "도로와 인도 사이가 가까워 큰 차들이 쌩쌩 지나갈 때는 차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에 버스정류장 이전과 인도 위 구조물 설치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만약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버스정류장에서 조금만 비켜가면 널찍한 공간이 있어 정류장을 이전하면 사고를 피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인도에 석재 볼라드(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와 같은 안전 구조물을 설치하면 차가 인도로 넘어오더라도 1차로 충격을 흡수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마산동부경찰서는 사고 당일 현장을 점검한 후 마산회원구청에 '차량 방호용 안전펜스' 설치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버스정류장과 화훼 단지 사이 공간이 사유지가 아니라면 버스정류장 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두 버스정류장 사고를 계기로 버스정류장 위치 타당성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순호 창원시의원은 "이번에 사고가 난 코오롱아파트 맞은편 인도는 예전부터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있던 곳"이라며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하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버스정류장 위치와 안전성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원 교통관리계 경감은 이와 함께 차가 있는 곳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건널목이나 버스정류장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누구나 생각지도 못한 불의의 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인근에 가로수나 가로등 등 몸을 숨길 곳이 있다면 뒤편에 서 있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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