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7월, 늦어도 9월.'

`한국형 대포' 최희섭(22·시카고 컵스)이 타자로선 한국인 최초로 올시즌 빅리그에 데뷔한다.

2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시카고 컵스의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개인훈련중인 최희섭은 비록 마이너리그 신분이지만 지난 2년간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올시즌 중반 메이저리그 승격이 확실시되고 있다.

슈퍼스타 새미 소사(33)를 보유한 시카고 컵스가 최희섭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컵스는 4일 시카고에서 열린 팬 사은행사인 `시카고 컵스 컨벤션 2001'에 메이저리그를 밟아보지 못한 선수 중 유일하게 최희섭을 출연시키는 등 일찌감치 스타만들기에 들어갔다.

짐 헨드리 컵스 부단장은 “최희섭이 시즌 중반에는 시카고 팬들과 그라운드에서 만날 것”이라고 올시즌 메이저리그 승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박찬호(28·LA 다저스)와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한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한국 투수들에게 선망의 무대였지만 타자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루지 못할 신기루처럼 여겨졌다.

정교함보다는 파워가 우선시되는 메이저리그에서 체격조건이 처지는 국내 타자들이 버티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박찬호 이후 21명의 국내 유망주들이 미국구단과 계약을 맺었지만 타자는 5명에 불과했고 최희섭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는 더블A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196㎝, 110㎏으로 동양인치고는 믿기지 않는 체격과 파워를 지닌 최희섭은 질적으로 다르다.

고려대 1학년때 국가대표 4번을 맡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닌 최희섭은 본고장 타자들에게 전혀 처지지 않는 파워뿐 아니라 유연성과 순발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시카고가 지난 시즌 뒤 13년동안이나 붙박이 1루수로 자리잡았던 노장 마크 그레이스(37)를 가차없이 방출했던 것도 최희섭의 성장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최희섭은 올해 시기가 문제일 뿐 메이저리그 진출을 의아해하는 이는 이제 없다.

최희섭이 스프링캠프기간 홈런포를 펑펑 터뜨린다면 개막전부터 메이저리그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고 시카고의 1루수 후보들인 토드 헌들리·후리요 줄레타 등이 기대에 못미치면 시즌 중반에도 투입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라도 팀 엔트리가 25명에서 40명으로 확대되는 9월이면 최희섭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 확실하게 성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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