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이은상 옹호 등 시의회 정례회 답변 비판…안 "미화 생각 없어, 예술 작품 자체로 사랑받아야"

지역 시민단체가 이은상을 감싼 안상수 창원시장을 다그쳤다. 친일·친독재보다 안 시장 인식이 더 심각하다고 몰아붙였다. 안 시장은 친일·친독재를 미화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이은상 동상 건립 반대 시민대책위원회는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안 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대책위원회에는 △경남민주국민행동 △민주주의 경남연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 △3·15정신계승시민연대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7개 단체가 참여했다.

위원회가 문제 삼은 발언은 지난 10일 열린 창원시의회 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송순호(무소속·카 선거구) 의원 시정질문에 대한 안 시장 답변이다.

당시 송 의원이 시민대동제와 세스페데스 공원 등을 문제 삼자 안 시장은 이은상을 감싸는 발언을 했다. 유신 시기 문인으로서 총칼 앞에 견디기 어려운 상황, <친일인명사전>은 국가가 만든 게 아니니 인정할 수 없다 같은 내용이다.

위원회는 발언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친일인명사전>에 대한 시각이 사전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정치세력 주장과 일치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위원회는 "친일인명사전 발간과 배포를 막고자 소송이 줄을 이었지만 법원은 한 번도 그들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이는 전문가 120여 명이 8년 동안 방대한 자료 수집과 고증을 거친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상에 대한 평가도 단호했다. 위원회는 이은상은 총칼 앞에 견디지 못한 게 아니라 스스로 권력을 좇아 곡학아세를 일삼은 '기회주의자'라고 못박았다. 게다가 이은상이 3·15의거와 4·11 마산항쟁을 '불합리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로 매도했던 일도 되짚었다.

위원회는 "이은상이 자기 발목에 채운 족쇄는 3·15와 4·19가 부정당하지 않은 한 결코 풀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안 시장은 기자회견에 대한 견해를 공보관 브리핑으로 밝혔다. 안 시장 견해는 △친일·친독재 미화 생각이 전혀 없다 △이은상·김동진 동상 건립에 시민 동의 없이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 △'가고파', '고향의 봄', '선구자' 같은 작품은 예술 그 자체로 사랑받아야 한다 등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작품은 예술 그 자체로 사랑받아야 한다'는 견해도 시민단체 반발을 살 대목이다.

당장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만 민주주의 경남연대 대표는 '선구자'를 언급하며 "내용, 작사 등 모든 내용이 대국민 사기극으로 증명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 뜻과 상관없이 방송이나 공개적인 장소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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