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속으로]중국 동포 여성 등친 사기단

중국 동포 여성을 대상으로 3만 원짜리 족자를 1억 원대 그림이라고 속여 돈을 가로챈 중국 동포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창원중부경찰서는 ㄱ(60)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으로 귀화한 중국 동포 ㄱ 씨는 뛰어난 언변을 자랑했다. 스마트폰 메신저나 인맥으로 혼자 사는 중국 동포 여성에게 접근해 애정 공세로 마음을 샀다.

창원에 사는 중국 동포 여성 ㄴ 씨도 한 달 만에 ㄱ 씨와 가까운 사이가 됐다.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고 믿었던 이 여성은 ㄱ 씨를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오래지않아 그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ㄱ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ㄷ(47) 씨 등 3명과 함께 여성을 교묘하게 속여 금품을 빼앗는 소위 '네타바이(야바위)' 수법을 썼다. 이들은 판매자, 중개자, 구매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사전에 철저히 계획했다.

ㄱ 씨 등은 서울 동대문에서 산 3만 원짜리 족자를 ㄴ 씨에게 1억 원대라고 속였다. 이들은 "중국에서 밀수했다. 한국에서 팔면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주겠다"며 "(중국에서 밀수한)족자를 사는 데 자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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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ㄱ 씨 등은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구입한 3만 원짜리 족자를 값비싼 그림으로 속이며 “중국에서 그림 족자를 밀수하여 한국에 되팔면 큰 돈을 벌 수 있다. 그림 구매하는데 돈이 부족하니 빌려 달라”고 피해자 8명으로부터 1억 5천여 만 원을 갈취했다./ 김민지 기자

ㄱ 씨 일당은 ㄴ 씨에게 5만 원짜리가 든 가방을 보여주며 직접 그림 족자를 거래하는 것처럼 연기했다. ㄴ 씨는 2300만 원을 인출해 ㄱ 씨에게 전달하고 족자 구매자에게 갔지만 일당은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 한 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ㄱ 씨 등 3명은 같은 방법으로 2013년 12월부터 지난 9월까지 피해자 8명으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혼자 거주하는 중국 동포 여성을 대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으며 피해자 중 2명은 창원에 거주하고 있다. 피해액은 한 사람당 최소 1000만 원에서 최대 3500만 원이었다. 이 돈은 피해 여성들이 귀화·정착을 위해 모은 돈이었다.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9월 ㄷ(47) 씨를 구속했으며 이번에 추가로 주범인 ㄱ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 2명을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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