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홀더에 지갑·파우치·슬리퍼까지독특한 디자인 개발이 곧 '브랜드화'

통영 누비가 지역 특산 브랜드로 자리를 잡으려면 누비 제품도 끊임없이 변신해야 한다. 독특한 디자인 개발과 브랜드화는 일맥상통한다. 시어머니에 이어 50년째 누비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 중인 통영누비 '타래' 이유영(44) 대표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이 대표가 출품한 '누비 보따리(슬리퍼)'는 대상(대통령상)을 차지했다. 이 작품은 전통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7~8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강남 교보 핫트랙스에서 누비 보따리 등 수상작을 전시, 판매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래전부터 디자인 활동에 주력해왔다. 작품 활동만 20년째이고, 현재 중국 베이징과 미국 로스엔젤레스 전시 등을 준비 중이다. 이같이 통영 밖에서 누비를 알리는 활동을 하는 사람은 통영누비조합 회원 가운데에는 이 대표가 유일하다. 해외 바이어 선물이나 관공서 기념품 등 제작 주문도 많이 받는 상황이다.

"디자인은 변화를 빨리해야 하죠. 디자인 개발 노력을 해야 진정한 누비 실력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독특한 디자인에 품질을 잃지 않으면서 누비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거죠."

동피랑 벽화가 원단에 적용돼 만들어진 지갑, 컵 홀더, 슬리퍼, 파우치 등 통영 누비 제품들. /'타래'

이 대표는 통영 누비도 얼마든지 실용성을 잃지 않고 아름다운 배색,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더는 옛날 누비가 아닙니다. 누비를 소비하는 연령층도 많이 내려왔죠."

그가 싼 가격에 관광객들도 즐겨 찾을 수 있는 기념품을 고민하다가 만든 것 중 하나가 '누비 컵 홀더'다. 또 통영 하면 떠오르는 동피랑 벽화를 원단에 옮겨 누비 지갑, 슬리퍼, 컵 홀더 등을 만들어냈다. 익숙한 동피랑 벽화가 누비 제품에 적용됐는데, 동피랑 마을에서도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상을 받았던 누비 슬리퍼, 누비 필통 등은 실용성을 강화하면서 디자인도 고무신에 착안해 신경을 써서 만들었죠. 누비 원단부터 다른 형태로 만들어보는 아이디어도 차츰 상용화하고 있고요. 급하게 가는 것이 좋지 않으니까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누비에도 느림의 철학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죠. 누비 제품에 과도하게 높은 가격은 절대 안 된다고 봅니다. 작품 판매보다 설명을 많이 하면, 주문은 절로 들어온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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