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에서 지난 3일 황새 자연방사 행사가 있었다. 예산군 광시면 시목리에 있는 예산황새공원 야외습지원과 시목리 단계적 방사장에서 황새 8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번식하고 살던 텃새 황새가 발견된 지 3일 만에 수컷이 총에 맞아 죽는 일이 벌어지고, 남은 암컷 황새는 1994년 서울대공원에서 마지막 생을 다했다. 이것으로 한반도에서 황새는 다 사라졌다. 이후 1996년, 한국교원대학교의, 지금은 고인이 된 분이지만 미국에서 멸종위기종 복원관련 공부를 하고 돌아온 조류학자인 김수일 교수 등이 러시아로부터 유조 2마리를 들여왔다. 그 후 총 21마리의 황새를 러시아, 일본, 독일 등으로부터 들여와 교원대에서 156마리까지 증식하여 지난해 6월 예산 황새공원에 60마리를 옮겨와 이날 야생에 방사한 것이다.

예산황새공원은 2009년 문화재청의 공모사업으로 만들어졌다. 이곳의 면적은 약 13만㎡이고, 총 190억 정도의 사업비로 2013년 완성되어 논에 농약을 쓰지 않고, 황새생태농업으로 2010년 4ha로 시작하여 현재는 158ha로 늘어났다. 그래서 지역농민들과 협력하여 황새 쌀도 생산하고 있다.

글쓴이가 1996년 우포늪보전운동을 한창 할 때, 당시 교원대 김수일 교수가 우포늪에 찾아와서 러시아에서 황새를 들여와서 이곳에 야생황새방사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대환영이었지만, 김 교수는 우포늪 같은 습지보호지역에서 황새를 방사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인연으로 오랫동안 습지보전과 야생조류보호 운동을 같이 하기도 했다. 돌아가시기 전에 다시 우포늪에 따오기복원을 제안하여 지금 따오기복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황새 국제포럼에서 재미난 발표가 있었다. 야생방사한 황새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점이다. 현재 복원사업의 주임 교수인 박시룡 교수는 예산군에서 열린 제1회 한반도 황새보전을 위한 국제포럼에서, 첫마디가 내일 방사하는 8마리가 예산군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또 황새가 여름철에는 중부지방에서 번식을 하며 살았지만,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떠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포늪이나, 제주도 더 멀리 일본까지 가서 겨울을 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지난 2014년 일본 도요오카에서 복원한 야생황새가 김해 화포천과 하동 진교 그리고 우포늪 등에서 발견되어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야생 황새와 더불어 앞으로 야생으로 나갈 따오기까지 그들이 살 곳은 결국 그들이 선택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멸종위기종을 복원한 지역의 지자체들이 일본의 도요오카처럼 세계적인 환경도시로 이미지를 구축하여 지역경제 살리기와 환경회복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지역의 리더십과 주민들이 협력하여 한반도에 사라진 종을 복원하는 큰 사업이라는 인식을 하면서, 정부도 지역경제와 생태환경보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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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 중국 등에서 온 세계적인 황새전문가들이 국제 황새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의 공통점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이 미래사회의 과제라는 것이다. 우포늪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따오기복원도 마찬가지이다. 지자체장과 공무원들은 당연히 예산 황새, 우포 따오기로 머물기를 바라지만, 오히려 우리지역에서 야생 복원한 그 생명들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지구촌에 사는 인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기여했다는 평가 받기를 기대하자. 오히려 지금은 피폐해진 농촌마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그들이 살아갈 주변 서식지를 회복시켜 사람도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고, 자연도 회복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포럼 참가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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