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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생산·유통…효과는 다시 지역으로"

[우리 동네 사회적 경제] (18) "마을기업 응원해주세요"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2015년 07월 22일 수요일

마을기업은 2010년부터 지정됐다. 올해 6년 차다. 하지만 아직 마을기업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고, 마을기업에 대한 편견도 여전히 남아 있다. "마을기업 제품은 질이 떨어지지 않느냐.", "큰 성과가 없어 보인다." 사단법인 길있는 연구소 김현정 대표는 이 같은 이야기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함께할 젊은 인력 양성 시급 = 지난 20일 창원 성산구 중앙동 기산파라다이스빌딩 6층에 있는 길있는 연구소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길있는 연구소는 경남지역 마을기업 중간 지원 기관이다. 찾아가는 맞춤형 컨설팅, 지원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중간 지원 기관은 준행정조직이 아니다. 현장을 가봐야 상황을 알고 일할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로 마을기업과 같이 뛰어야 한다."

그는 현재 마을기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 고령화라고 했다. 나이 많은 주민에게 인터넷 판매 등은 어려운 일이다. "주민들의 의욕 상실보다 심각한 문제는 없다. 사업하면서 주민 사이 갈등이 생겨도 그동안 한 마을에서 공동체를 꾸려온 이들이어서 이를 해결하는 지혜는 크다."

경남지역 마을기업 중간 지원 기관인 길있는 연구소 김현정(왼쪽에서 둘째) 대표와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주민들의 연륜에 젊은 감각을 더해줄 사람이 없다. 비교적 젊은 사무장이 있다가 그가 이사 간 뒤 대신 일할 사람을 못 구해 정체된 마을기업 사례도 있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를 극복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안팎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 "지역 청년 문화기획자의 마을기업 현장 방문을 부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또한 네트워크가 된다."

김 대표는 마을기업 사무장이나 지원 인력을 육성, 훈련하는 데 정책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을기업이 운영되려면 주민 역량 결집이 우선이지만, 컨설팅과 지원 인력의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

"풀뿌리 경제공동체 육성을 위한 지원 인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 이 같은 인력 양성 과정이 지역에 없다. 전국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역량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고성 다래촌영농조합법인이 디자인 개발 때 컨설팅이 필요했는데, 지역 전문가와 다른 지역에 있으면서 사회적경제를 이해하는 디자이너 그룹이 함께 현장에 투입됐다. 서로 보완하면서 현장에 대한 이해도 빨랐다."

인사·노무 관리도 마찬가지다. 창원에는 중견기업과 대기업 중심 인사·노무 관리 체계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소상공인, 사회적경제 조직의 인사·노무 관리는 이와 다르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인사·노무 관리를 이해하는 컨설팅 전문가가 우리 지역 노무사를 컨설팅하고, 다시 지역 노무사가 마을기업을 컨설팅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면 지역 전문가들의 컨설팅 역량도 향상된다."

◇"마을 공동체가 건강해졌다" = 김 대표는 경남이 지역 공동체에 대한 투자가 취약하다고 말한다. "예산이 마을을 살리고 활성화하는 도구는 아니다. 오히려 마을기업은 예산 없이도 경제 공동체가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소모적인 예산 투자나 수십억 원을 들여 권역센터를 건립하는 등 시설 중심 투자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

정부는 부처별로 다양한 마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씩 투입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성공한 마을을 찾기란 쉽지 않다. 주민이 자립 기반을 다진다는 측면에서 마을기업은 많은 예산을 쏟아붓는 정부 사업과 비교하면 정책 성과가 큰 편이다.

"거창 신원면 양지마을은 오지에 있는 불리한 점을 극복하고 지난해 마을기업 지정 이후 육묘 사업으로 매출을 내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공동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마을 자원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기존에 제대로 안 쓰던 마을 시설도 새롭게 활용하면서 경제적 보상을 누리고 그만큼 주민들의 희열도 크다고 한다."

공동체는 더 강해지고 주민자치 능력도 높아질 수 있다. "합천 양떡메마을이나 함양 송전산촌생태마을, 통영 동피랑마을 등도 대표적인 예다. 이 중 동피랑마을은 예전 벽화마을 때와 다르게 마을기업 지정 이후 변화도 컸다. 통영 욕지도 할매 바리스타도 카페에서 일자리를 찾아 자부심이 생겼고, 이제 기부금 전달 등 사회공헌 활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할머니도, 마을 공동체도 건강해진 셈이다."

◇품앗이로 살아남기 = 마을기업 제품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면 디자인이나 포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품질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디자인이나 포장 등을 주민이 직접 적은 예산으로 하다 보니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제품 성분 등을 따지면 원가 대비 품질이 좋고 재구매율도 높다. 예전에는 건강음료를 만들어 팔 때도 브랜드 없이 시장에 내놓는 것처럼 했지만, 이제 대부분 마을기업이 인허가나 표시사항 준수, 특허 확보, 위생관리까지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백화점 특판전과 품평회 등을 계속 열 생각이다. 아울러 판매장을 둔 마을기업에서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의 물품을 팔고, 제품 설명회도 진행하는 '윈윈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경남마을기업협회를 통한 '유통형 마을기업' 설립도 고민 중이다. '유통형 마을기업'은 초기 설립 비용이 많이 드는 제품 판매장을 만드는 대신 유통을 담당하는 마을기업을 키워 자립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경남 18개 시·군에는 마을기업 99개가 있다. 올해 중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남도는 올해부터 1읍·면 1마을기업 육성 시책을 펴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을기업을 준비하거나 마을기업으로서 역량을 강화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권역별 설명회와 컨설팅이 마련된다. 일정은 △남부권역 23일 거제청소년수련관 중회의실 △서부권역 27일 한국국제대(예정) △북부권역 28일 합천 이주홍어린이문학관 △중동부권역 29일(장소 섭외중)이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과는 달리 마을기업 제품을 사면, 수익이 고스란히 마을로 돌아간다. 어디로 빠져나갈 염려가 없다.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주민이 직접 생산하고 대부분 지역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그 효과는 지역에 남는다. 여러 마을기업이 설립 이후 시간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일을 겪는다. 이번 설명회와 컨설팅에서 마을기업들이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으면 한다." 문의는 길있는 연구소 055-232-070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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