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자제 분위기 속 자원봉사자 부족…교육 프로그램·게이트볼 대회 연기도

지난주 경남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도내 경로당과 복지관이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소는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끊겨 운영 위기에 놓였다.

창원시 성산구 성산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12일 하루 무료급식소 운영을 중단했다. 복지관에서 운영 중인 한글, 이미용 교실 등 프로그램도 지난주 중단됐다가 15일에야 재개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남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11일부터 잠정적으로 어르신 대학을 중지했다. 스마트폰 교육, 컴퓨터 기초반 등 노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중단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 메르스에 노출되면 감염 우려가 커 당분간 수업을 중지하기로 했다. 자원봉사자도 당분간 받지 않고 있다"면서 "메르스 여파로 복지관의 기존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돼 어려움이 있다. 어르신 대학 재개 일정은 아직은 미정이다"고 밝혔다.

경상남도의사회 박양동(오른쪽) 회장과 김영대 사무처장이 15일 격리조치된 SK병원에 간식을 전달했다.(왼쪽 사진) 병원 직원들이 간식을 안으로 옮기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대한노인회 경상남도연합회는 지난 9일 창원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시군게이트볼 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매주 1회 180명이 듣는 지도자 대학도 두 차례 휴강했다. 24명씩 3개 반에서 운영하던 정보화교육장도 휴강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메르스 안내문을 두 차례에 걸쳐 경로당에 전달했다. 경로당 운영 여부는 지자체와 20개 지회가 논의 끝에 자율적으로 실정에 맞게 결정하도록 했다"면서 "노인들이 바깥 출입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지만 일부 노인은 당장 집에서 뭘 할지 막연하다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평소 노인의 왕래가 잦았던 동산경로당(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은 지난 11일 운영을 중단했다. 경로당 회장은 "메르스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을 위해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경로당에 왔다가 발길을 돌린 70대 노인은 "가뜩이나 갈 곳이 많지 않은데 경로당까지 무기한 운영을 중단하니 적적하다.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고 말했다.

가톨릭여성회관 한마음의 집은 메르스 우려와 함께 자원봉사자까지 줄어들어 무료급식소 운영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속상하다. 자원봉사자들이 와야 급식소를 운영할 수 있는데 봉사자들이 현저히 줄어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옥포종합사회복지관, 통영시노인복지회관은 무료급식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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