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진해·거제 신축 멈춰…중흥건설 신규 사업 무산 우려도

경남기업과 중흥건설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되면서 두 기업이 경남에서 벌인 아파트 건립 사업도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제에 이어 창원에서 경남기업이 추진하던 아파트 공사도 중단됐다. 23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남양동에 있는 경남기업의 아파트 시공 현장. 공사 소음은 들을 수 없었고, 하도급 업체들이 내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유치권 행사 중입니다'라는 펼침막이 회색 콘크리트 건물에 붙어 있었다.

공사는 지난달 말부터 멈췄다. 경남기업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다. 지난해 8월 경남기업은 이 아파트 대체 시공사로 정해졌다. STX조선해양 2차 사원 아파트로 시행사인 STX조선해양과 경남기업이 428억 원에 '진해 남양동 경남아너스빌 건립공사 도급 계약'을 맺으면서다.

지하 1층~지상 15층 10개 동 564가구 규모인데, 현재 공정률은 65% 정도. 아파트 건립은 2012년 3월부터 STX조선해양이 시행하고 STX건설이 시공을 맡아 진행돼왔다. 하지만 STX건설 법정관리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시공 권한이 경남기업으로 넘어갔는데,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하도급 업체와 입주 예정자가 피해를 보면서 2016년 1월 말 준공 목표를 맞추기 어렵겠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달부터 공사가 중단된 창원시 진해구 남양동에 있는 경남기업의 아파트 시공 현장.

비슷한 시기 거제에서도 14개 동 1030가구 규모 경남아너스빌 공사가 중단됐다. 이 역시 STX건설이 기존 시공사였고, 2012년 5월 착공 이후 두 번째 공사 중단이다. 공정률이 72%를 보이며 이르면 올 9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경남에서 중흥건설 비자금 관련 수사에 따른 영향은 지금까지 없어 보인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6월 창원 진해구 자은3지구에 지하 2층~지상 21층 12개 동 규모로 767가구 '중흥S-클래스'를 100% 분양했다. 공사 진행과 2017년 2월 입주 예정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중흥건설 측은 밝혔다.

또 중흥건설은 내년 김해 내덕동에 중흥S-클래스 아파트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당장 이 계획이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신규 사업은 올해 기업 사정과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 한 공인중개사는 "터 닦기도 안 됐고, 1700가구 규모로 내년 분양 계획이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흥건설 기획부 관계자도 "모든 현장은 잘 돌아가고 있다. 사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기존 사업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으며 올해 신규 사업 일정을 짰지만, 김해 내덕은 애초부터 계획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진작에 입주가 이뤄졌던 중흥S-클래스가 있는 김해시 진영읍 한 공인중개사도 "중흥건설 수사 소식 이후 거래에는 별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중흥건설 여파는 더 살펴봐야겠지만, 대형사업 추진 여부에 따라 회사 자체 신용도나 자금 여력 등에 문제가 생기면 경남기업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는 시공 자금 조달이 어려워 하도급 업체는 공사대금을 요구하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공사가 중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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