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어떻게 치르나] (3) 민원 대처는

국제사격대회를 준비하는 창원시가 가장 걱정하는 민원은 소음이다. 아무리 억제하고자 해도 총소리다. 대회 기간 사격장 주변에 어느 정도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창원시는 한때 사격장을 의창구 북면 쪽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고민했다. 하지만, 사격장 이전 계획은 곧 백지화된다.

류효종 세계사격선수권대회준비단장은 "사격장을 이전해 신축하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며 "북면 이전 계획은 대회 준비 초기에 접었다"고 말했다.

어쨌든 소음 문제는 대회 비용 최적화와 더불어 대회준비단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과제다.

◇문제는 클레이 사격 = 사격장 소음 문제는 좁혀서 보면 산탄총을 사용하는 클레이 사격대 소음 문제다. 실내에서 진행하는 경기는 바깥에 소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현재 사격장이 운영하는 클레이 사격대는 3면이다. 대회준비단은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맞춰 3면을 추가해 6면을 운영할 계획이다. 창원대 쪽에 있는 50m 사격장과 25m 경영사격장을 옮겨 클레이 사격대를 넣는다.

클레이 사격대 소음 수치는 사격장 동쪽에 있는 창원대 측정 기준으로 40~47dB(데시벨)이다. 사격장 아래쪽에 있는 경남도 인재개발원 측정 기준으로는 50~56dB 정도다. 클레이 사격대를 추가하면 50~57dB까지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측정되는 소음이 보통 60dB, 공사장에서 굴착기가 땅을 뚫는 소리가 70~80dB 정도다. 체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수치다.

대회준비단 관계자는 "소음을 측정하는 기계가 진동을 기준으로 측정할 수밖에 없어 체감하는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시 세계사격선수권대회준비단은 소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창원대와 협의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설하는 클레이 사격대와 인접한 창원대 생활관. /경남도민일보 DB

대회준비단은 환경 목표(55dB)보다 더 보수적으로 기준을 정해 45~50dB 수준으로 소음을 낮출 계획이다.

류 단장은 "클레이 사격장 주변으로 방음벽(흡음형)을 설치해 소음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높이 2m 방음벽을 사격장 주변에 설치하고 나무를 심어 소음을 한 번 더 걸러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대회준비단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창원대와 꾸준히 협의하며 소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새로 설치하는 클레이 사격대 3면이 창원대 생활관과 가까이 붙기 때문이다.

대회준비단 관계자는 "소음 문제에 가장 예민한 쪽이 창원대"라며 "창원대 쪽 실무자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요구사항을 실시설계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법적 기준을 맞추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소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격 소음과 더불어 예상되는 다른 민원은 공사 과정에서 나올 듯하다. 대회준비단은 △야간공사 금지 △우회 등산로 확보 △공사용 임시도로 확보 등 경기장 공사 과정에 불거질 민원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해두고 있다.

◇대회 이후에는 = 경남도 인재개발원이 진주로 이전하고 들어설 경남도 대표도서관과 사격장 문제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도서관과 사격장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남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도 대표도서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사격장 소음 문제를 검토했다"며 "도서관이 출입구와 창을 늘 닫는 시설이기에 소음 문제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기관인 인재개발원에서도 별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류 단장은 "인재개발원 측정 기준으로는 50dB 수준으로 맞출 수 있도록 시설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50dB은 수치로는 일반적인 말소리(dB) 수준이다. 어쨌든 경남도와 창원시 모두 도서관과 사격장 공존에 대해서는 문제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회 이후 사격장 활용 방안 또한 중요한 과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지은 시설이 국제대회 개최 이후 놀리는 사례가 잦은 만큼 대회준비단도 이 문제를 예민하게 검토하고 있다. 창원시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대회 이후 사격장 활용 방안은 △사격시설 활용 △시민 여가 공간 활용 △관광객 유도 등 세 가지로 정리된다.

대회준비단은 사격시설 활용 방안으로 △군·경찰 대상 교육프로그램 운영 △전문 사격인력 양성 △생활체육 사격장 활용 등을 제시했다. 동호인과 일반인 접근성도 높여 사격을 새로운 레저로 자리매김하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창원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와 사격 체험을 연계해 관광객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적절한 예산, 적극적인 민원 예방과 더불어 대회 이후 시설 활용까지 제대로 이뤄진다면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저비용 고효율' 대회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듯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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