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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사람들 자립할 수 있게…자활기업 의기투합

[우리 동네 사회적경제] (8) 경남주거복지협동조합 '다함'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2015년 03월 04일 수요일

"노숙인뿐만 아니라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사람, 여인숙이나 모텔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 몇 해 전 실태조사에서 이런 사람이 우리 주변에 뜻밖에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지역에서는 아직 둔감한데, 서울에선 주거복지센터를 통해 이런 사람들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경남주거복지협동조합 '다함' 오재현 이사장(유한회사 인제하우징 대표)의 말이다. 오 이사장은 주거가 우선 해결돼야 가정이 제대로 꾸려질 수 있다고 믿는다.

'주거복지'의 범위는 넓다. 오 이사장은 "주거복지 개념에서 집수리는 10%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낡은 집을 고쳐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집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설립 1년을 채운 경남주거복지협동조합 '다함'을 소개한다.

◇"함께하자"며 뭉친 지 1년 = '다함'은 6개 시·군 지역 8개 업체가 함께 꾸렸다. 앞으로 거제와 거창에서 추가로 2개 업체가 가입할 예정이다. 곧 10개 업체가 된다.

8개 업체는 모두 자활 기업에서 출발했다. 저소득층,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계층은 자활 기업에서 일하면서 사회복지를 수행해왔다. 현재 8개 업체 중 5곳은 예비 또는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했다. 사회적기업과 자활 기업이 지향하는 사회적 역할이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전환의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각 기업에 인력과 차량 등이 추가로 공급되면서 기업 자체 기술력이 늘었고, 매출도 과거보다 증가했다. 특히 업체마다 기존 평균 3~4명이던 직원 수는 지금은 8~9명까지 늘었다. 많은 곳은 20명까지 두고 있다.

오재현 경남주거복지협동조합 '다함' 이사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협동조합은 지난해 2월 말 설립됐다.

"협동조합을 만들자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어요. 근데 협동조합이 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오갔죠. 예를 들면 전문건설업 자격을 갖추는 건데요. 면허 2~3가지가 있어야 하고, 여기엔 4억~10억 원이라는 큰 비용이 들죠. 저희는 대신에 협동조합에서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기술자들을 고용할 계획입니다."

한 기업이 자격을 갖추고 성장하는 데는 적어도 10년이 걸린다고 보는데, 협동조합으로서 협력하면 이처럼 성장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컨설팅을 받고 브랜드도 만들어 2년 준비 끝에 '다함'이 태어났다. 이름에는 '이것저것 다 한다', '다 함께 하자'라는 의미가 담겼다.

"현재 자활 기업만 참여하고 있지만, 영세한 인테리어(실내장식) 사업자도 공익적인 일에 동의한다면 함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시장에서는 지금 대기업이 직접 견적을 내고 시공해오고 있어 영세업자가 살아 나갈 틈새가 없어지고 있어요. 영세업자는 협동조합을 통해 부족한 일거리를 충족하고, 협동조합은 이들의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죠."

◇'무지개 세상' 그린다 = '다함'은 가칭 경남건축교육지원센터 설립도 과제로 삼고 있다. "요즘 청년들은 건축 쪽에서 일하지 않습니다. 일용직 목수 평균 연령이 65세인데요. 지역에 전문가 양성 교육 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잘된 청년은 일본까지 가서 시공하는 모습도 봤는데, 앞으로 미장, 도배, 타일 시공 등은 유망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합 회원 기업들은 10억 원 매출부터 5000만 원 매출까지 격차가 큰 편이다. 추진 사업 40~100%도 정부가 지원하는 주거복지 사업이다.

"보건복지부에서 국토교통부로 업무가 넘어갔고, 대기업과 경쟁은 치열해지고…. 주거복지 분야에서 새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위기가 곧 기회라고 보고 있어요.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되고, 역량을 갖추려고 계속 애쓸 수밖에 없죠."

지역사회에서 조금씩 결실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 '행복가득 水(수)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남지역 댐 주변 주택 50곳에서 오래된 관을 교체하고, 도배와 장판·싱크대 교체까지 책임졌다. 또 KB금융그룹과 사단법인 함께하는 사랑밭을 통해 지역 40가구에서 높은 계단의 기울기를 낮춰주거나 방치된 주방과 화장실을 말끔히 고쳐줬다. 창원 포스코특수강 직원이 급여 1% 나눔으로 조성한 기금으로는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여러 가지 일이 추진됐는데, '다함'은 10가구 집수리를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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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 회원 기업은 협동조합을 통해 도기·타일, 친환경 벽지, 강판 등을 필요한 곳에 배치하고, 자체적으로 유통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총매출 2억 5000만 원, 순수익 4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창원에서 물류 창고를 갖춘 사무국을 운영할 예정이다.

'다함'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장기 밑그림을 그려 놓았다. 이른바 '무지개하우징' 사업 프로젝트. 주택개량사업부, 주거물류유통사업부, 동네목수사업부, 골목바람사업부, 주택에너지효율화사업부, 협동조합 사무국, 행복보금자리 네트워크사업부 등 7개 부서가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지방자치단체, 지역 기관과 단체, 대학 등이 참여한다. 이들이 '주거복지' 영역에서 통합 지원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테면 동네목수사업부는 마을 단위로 오래된 주택을 관리하고, 빈집 정비 등을 한다. 주택에너지효율화사업부는 노후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수행한다. 행복보금자리 네트워크사업부는 집 없는 이들에게 소액 보증금이나 밀린 임차료를 지원해준다. '다함'이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보여줄 다양한 연대와 협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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