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의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와 노조 간 임단협 협상이 일부 타결되었다. 창원·통영 두 곳만 타결이 된 것이지만 그동안 협상과정이 험난했던 것을 고려하면 김해와 마산 등 아직 타결되지 않은 지역센터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타결로 소비자들은 다시 양질의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고 협력사 노조원들도 기본급을 비롯한 복리 후생 등 이전보다 진일보한 대우를 명시 받음으로써 더욱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맺은 합의 내용을 보면 서비스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노조를 부정하고 설립 자체를 거부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번 노사협상 타결은 거대 기업 삼성전자의 창사 이래 고수해온 사업 방침을 어긴 것일 수도 있다.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사업체이긴 하지만 삼성전자의 하청업체로서 지역 센터들이 갖는 위상은 그만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칫 삼성전자의 심기를 거슬렸다가는 사업권을 뺏기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터에 노조와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 수 있다. 진주 사업장이 폐업절차에 들어갔고 마산도 폐업공고를 한 것은 그 방증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이번에 창원과 통영 사업장이 노사 타협을 한 것도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털어 낼 수가 없다. 일등기업 삼성이 그동안 노조와해 공작을 해 온 전과를 보면 앞으로도 험난한 과정이 없으리란 믿음을 주기에는 미심쩍은 것이다.

비록 협력업체이긴 하지만 노사 상생이라는 대전제를 만족하려면 삼성전자가 변해야만 한다. 삼성전자는 그들이 자랑하듯 만년 이등 기업에서 탈바꿈한 것은 오너의 결단력과 기술개발에만 있지 않다. 서비스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소비자 이미지를 일신하고 일등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삼성은 분사와 쪼개기가 만사인 양 아는 대한민국 대기업들의 행태대로 본연의 책임을 면피 받을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각종 국제인증기관이 명시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후진적 사업방법을 고수하는 한 권좌에 오래 머물 수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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