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역사·접근성, 교육적 측면 모두 적합"…창원시 결정만 남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조형물 건립 장소로 올 연말 착공 예정인 '오동동 문화광장'이 적합하다."

일본군위안부창원지역추모비건립추진위원회(이하 건립추진위)는 지난 26일 오후 7시 창동 도시재생센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 조형물 건립 장소 토론회'를 열고 조형물 입지로 마산합포구 동성동 200번지 일원에 들어설 '오동동 문화광장'을 제시했다. 오동동 문화광장이 역사성과 접근성, 교육적으로 볼 때 가장 좋은 장소라는 이유다.

이에 따라 오동동 문화광장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창원시가 조형물 건립 위치로 문화광장을 결정할지만 남은 셈이다.

지난해 7월 발족한 건립추진위는 그동안 난항을 거듭했다. 애초 건립추진위는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경남 출신이 134명인 점과 맥락을 같이해 성금을 낼 1만 3400명의 시민위원을 모집, 1억 500만 원을 모을 예정이었다. 지난해 말까지 모금을 진행하고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맞춰 추모비를 세울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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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완 기자

하지만 성금모금이 여의치 않은데다 '추모비 건립 위치'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추진위는 예정지로 1순위 마산합포구 불종거리, 2순위 의창구 용호동 정우상가 버스정류장 근처 등 4곳을 정했지만 각 구청이 난색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지난 9월 천주교 마산교구 등의 도움으로 가장 큰 걸림돌이던 건립비 문제가 해결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조형물 건립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현재 모금액은 9587만 7054원으로 1만 명 정도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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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완 기자

이경희 건립추진위 상임대표는 "불종거리 건립이 어려워져 오동동 문화광장을 조형물 건립부지로 재검토하게 됐다"면서 "마산은 일찍이 개항한 항구로 일제 지배와 수탈의 중심지였고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의 중간 집결지였다. 역사성과 접근성 그리고 교육적 측면에서도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상임대표의 제안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이사·출판미디어국장, 김윤자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 서익진 경남대학교 교수, 조용식 경남상인연합회장·오동동상인연합회장도 동의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주완 이사는 "오동동과 창동 일대는 일제시대 시민운동의 센터였던 마산민의소가 있었고 해방 이후 각종 혁신정당과 사회운동단체가 있었던 곳으로 역사적 상징성이 있다"면서 "또한 3·15의거와 부마항쟁, 6월 민주항쟁 등 역사적 연관성이 깊어 근현대사 탐방코스로도 적합하다"고 밝혔다. 서익진 교수는 도시재생 관점에서 접근해 "시민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세워지는 조형물이기에 건립 위치에 대해서도 인근 상인과 주민의 지지와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희돈 오동동장은 주민의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동장은 "상권 활성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주민 가운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일본군 위안부 조형물이 창원에 건립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공동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조형물은 평화의 상징이다. 각 동장이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설명해주길 바란다"고 했으며, 김용운 경남상인연합회 사무처장은 "민관합동이 중요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창원시와 의회, 주민이 힘을 합쳐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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