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함양군 시설관리사업소 복지운영 담당 박윤분 주무관

가을밤 함양의 자랑 상림숲 앞에 자리한 종합사회복지관을 찾는 군민이 많다.

문화예술회관이 만들어지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리산 아래 함양군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릴 기회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지역에서는 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직장을 마친 직장인, 주부, 학생 등 많은 이들이 삼삼오오 복지관으로 향한다. 군이 지난 하반기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야간프로그램을 수강하기 위해서다.

이 종합사회복지관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곳이 바로 시설관리사업소인데, 복지운영 담당 박윤분(47·사진) 주무관이 야간 프로그램을 보다 확대 발전시킨 주인공이다.

"그동안 주민생활지원실과 각 읍면에서 복지업무를 하다 지난 2013년 하반기 시설관리사업소로 발령받았습니다. 좀 더 군민을 위한, 군민에게 다가서는 복지프로그램이 뭘까 구상하다가 야간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낮에 수강할 수 있는 대상은 한정돼 있으니까요."

불과 다섯 개 안팎이던 프로그램이 두 배 넘는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반응도 커졌다.

더욱이 현재 진행 중인 야간프로그램은 우쿨렐레, 도자기, 경락요가 등 13개로 작은 고을 함양 군민 반응이 상당히 좋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먹고살기 바빠 글을 익히지 못한 함양의 어르신을 위한 문해반도 만들어 지금까지 총 3회 진행해 20여 명의 어르신이 '글을 아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했다. "아직 농촌 지역에는 글을 잘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이 있습니다.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 글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분들이죠. 글을 모르면 은행 업무나 우편 업무 등 불편함이 많지만 막상 쉽게 배우기는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글을 배워 어르신들이 평생 처음 자기 이름을 쓰고 편지를 쓰면서 많이 기뻐하셨습니다."

그는 늘 군민의 말에 귀 기울여 정책에도 반영했다. 또 연 1회 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 만족도를 조사하고 수강내용을 평가해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초자료로 쓰고 건의사항이 반영되도록 노력해오면서 지난 2010년 보육업무의 유공으로 보건복지부장관상, 2012년에는 여성발전에 이바지한 공으로 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 주무관의 고향은 함양군이 아닌 이웃 거창군이다. 23살이던 지난 1990년 함양에서 공무원을 시작해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그동안 다복한 가정을 꾸려 엄마 노릇과 아내 노릇을 하며 공직생활 동안 뒤돌아 보지 않고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이제는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천년의 숲이라는 상림공원이 곁에 있는 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하는 것도 주민과 함께 즐길 수 있어 행복함을 느낍니다." 평소 차분한 성격인 그의 일관된 철학은 오직 하나다. 군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는 참 공직자가 되겠다는 것. 그래서 그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늘 온 정성을 쏟는 겸손한 모습이고, 주위에서 칭찬이라도 할라치면 손사래를 친다.

박 주무관은 인터뷰 질문에 입을 가린 채 "군민 위해 노력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건데 왜 저를 추천하시는 건지. 참 난감하네요"라며 저 멀리 피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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