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공구 마산합포구 내포·신촌마을 "소음·진동 안전 위협"…욱곡마을 3공구 설계변경 항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주민들이 국도 5호선 공사로 받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도로 터널공사 현장 발파작업으로 생기는 소음·진동 등을 비롯해 교량을 건설하기로 했던 계곡을 토사로 메워 비가 내리면 흙이 쓸려내려오고 주택가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문제는 국도 5호선 공사가 2020년까지 잡혀있어 주민들 고통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리와 창원시 마산합포구 우산동을 잇는 국도 5호선은 총 1·2·3공구로 나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내포·신촌마을, 소음·진동 피해 = 지난해 9월 착공한 국도 5호선 2공구는 마산합포구 현동~거제시 장목면까지 6.7㎞ 구간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했다.

인근 구산면 내포·신촌마을은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피해가 크다며 지난 3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주민들은 "공사 현장 주변 많은 집들에 심한 균열이 일어나고 담장이 기운 곳도 있다"며 "지은 지 오래된 집들은 천장 흙이 떨어져 무너질 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국토관리청과 시공사인 삼호건설은 "현재 측정 공사장 소음은 65㏈을 초과한 적이 없어 법적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주민들은 발주처·시공사 측과 입장을 좁히지 못해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위원회는 지난 12일 현장을 다녀갔다. 위원회 조사 결과는 8~9개월 뒤에 나온다.

04.jpg

◇욱곡마을, 설계대로 해라 = "폭우로 토사가 하천을 따라 흘러 동네를 덮쳤는데 그때서야 공사가 애초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3공구 공사 구간 인근인 구산면 욱곡마을 주민 100명이 지난 13일 국도 5호선 인근 공사현장에서 "설계대로 공사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공구는 구산면 내포리~우산동 구간(6.4㎞)으로 SK건설이 시공하고 있다.

집중호우가 내렸던 지난 8월 25일, 욱곡마을 곳곳에서 피해가 났다. 둑이 넘어지고 하천이 범람했다. 마을 뒤쪽에서 집중호우로 흙이 쓸려 내려와 동네를 덮쳤다. 토사가 마을 공동 어업구역인 1종 공동어업장까지 뻗쳤다. 주민들은 바지락잡이 등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데 이번 피해로 5년 동안 공동어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장종호 욱곡마을 대책위원장은 "마을 뒤편에는 운약골이라는 계곡이 있는데 당초 계곡을 잇는 교량(90m)이 설치되기로 했던 것을 집중호우가 내렸던 8월에야 교량 대신에 터널공사에서 나는 흙으로 계곡을 메운 것을 알게됐다"면서 "집에 문이 떨려도 국가사업이라 참았다. 하지만 공사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주민 동의 없이 설계를 변경해도 되느냐. 또 비가 오면 토사가 흘려내려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국토관리청은 교량 설치 대신 토사로 계곡을 메우는 방법으로 예산 13억 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안정성이 확보된 범위에서 설계를 변경했고 공사 구간 6.4㎞ 중 문제가 된 구간은 90m밖에 되지 않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공정률이 95%에 달해 공사를 원래대로 하라는 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욱곡 주민들은 19일 부산국토관리청장을 만나러 갈 계획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