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에서 벗어나 자유 독립의 시간을…진정 자신의 판단으로 길을 걸어라

혼자 가는 법, 혼가 가는 삶, 혼자 가는 사유, 혼자 가는 걸음이 요즘 현대인들에게 무척 필요하다. 누가 하니까 나도 해야 하고, 누가 가니까 나도 가야 하고, 누가 그러니까 나도 그런다는 식의 삶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독립되고 자유로운 자아를 찾아 스스로 삶의 가치를 빛낼 줄 아는 지혜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숫타니파타>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부처(Buddha)의 가르침이 설해져 있다. 숲 속에 묶여 있는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를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고 외치고 싶다. 때로는 학연, 지연, 혈연, 직장연, 애정연, 금력연, 권력연 등 각종 반연에 묶여 잠시도 쉬지 못하고 정신없이 한 해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세월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제는 그런 연을 잠시 쉬어가면서 스스로 참다운 독립과 자유를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참 좋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주가동향은 어떻고, 9·11테러 이후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테러공포 확산이 어디로까지 이어질 것인가, 북한 핵 문제는 어떻게 귀결될 것인가, 소비는 과연 살아날 것인가, 내 근무성적은 남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인가, 남들은 다 어학연수를 떠난다는데 내 아들딸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도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가, 이런저런 집단광고 눈치 보기 틀에 갇힌 움직임 속에서 독립과 자유를 되찾는, 혼자서 걸어가는 시간은 매우 필요하다 하겠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라.

올 한 해의 달력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붓다의 가르침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와 삶의 목표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매우 필요한 가르침이다.

삼매를 얻어야 만이 깨달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 있다. 세 가지 삼매가 있다. 그것은 공삼매, 무원삼매, 무상삼매이다. 모든 것이 공하다고 살피는 것이 공삼매, 일체 모든 법은 전혀 헤아릴 수 없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이 무상삼매요, 모든 법에 대해 매달려 구하지 않는 것이 무원삼매이다. 이 세 가지 삼매를 얻지 못하면 생사의 굴레를 벗어나 깨달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잘 다스려 때(時)와 처지(處地)를 살필 줄 알고 부귀(富貴)와 쇠망(衰亡)이 교차(交叉)함을 알라고 했다.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해이를 물리치고 행동하는 데에 게으르지 말며 힘차게 활동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당당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가면 매우 만족하리. 왜냐하면,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든 평범한 진리이든 간에 눈으로 읽고,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실천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세상살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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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변화는 눈 깜짝할 사이에 10만 8000리를 간다고 했다. "나는 마음보다 빠른 어떤 법도 보지 못했다. 비유하려야 비유할 수 없다. 마치 원숭이가 나뭇가지를 타고 그 사이를 다닐 때 하나를 놓자마자 다른 하나를 잡고 쉼 없이 움직이는 것처럼 마음도 그와 같아서 앞생각 뒷생각이 동일하지 않은 것이 어떤 방편으로도 모색할 수 없다." 마음은 진실로 빠르게 돌아다닌다. 그러므로 우리네 범부로서는 마음을 관찰할 수가 없다. 항상 마음을 다스려 전쟁과 테러, 빈부격차, 폭력, 정신적 공황이 없는 원융무애한 대자비와 대자유의 세계를 인류에게 선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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