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장 "상의 없이 덜컥 발표…의회와 상의 없이 사업 추진 못해" 반발

새 야구장 입지 변경을 두고 창원시와 창원시의회가 정면 충돌했다.

4일 안상수 창원시장이 새 야구장 입지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창원시의회는 '협조를 기대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유원석 창원시의회 의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독단적인 창원시 행정 행태를 꼬집었다.

유 의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임시회에서 안 시장은 '새 야구장 입지문제는 어느 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신중히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임시회가 끝나자마자 조용히 여론조사를 진행하더니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입지 변경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여론조사 기간 중인 2일에는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경남테크노파크와 첨단 산업기술 연구단지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며 "주민 대표 대의기관인 의회에 출석하여 답변했던 지난 모습은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했느냐"고 따졌다.

▲ 반발 기자회견 모습./사진 제공 창원시의회

그러면서 유 의장은 의회와 협의가 없다면 그 어떠한 사업도 진척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의장은 "지난해 6월 의회는 새 야구장 건립에 수반되는 '공유재산 관리 계획'을 승인했고 '육군대학 터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관한 의견청취의 건'도 찬성의견으로 의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새 야구장 입지 변경에 관한 내용은 집행부와 의회가 논의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창원시 행정을 더는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장 유 의장은 야구장 입지 변경 후속조치로 시가 의회에 제출할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의 건'과 안 시장 핵심공약인 '창원시정연구원, 미래전략위원회 운영·설치에 관한 조례'를 언급하며 시를 압박했다.

유 의장은 "의회와 집행부 간 상생관계를 먼저 깨트린 창원시장과 집행부를 확실하게 견제하겠다"며 "당장 해당 조례안은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 의장의 경고는 진해지역 도의원·시의원과 진해시민단체 임원 20여 명이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이들은 유 의장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를 규탄했다.

안 시장에 대한 항의표시로 '근조'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검은 넥타이까지 맨 이들은 "안 시장 발표는 의회 결정을 무시한 제왕적·초법적 행위이자 진해구민 자존심을 짓밟는 폭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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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원석 창원시의회 의장이 반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창원시의회

이들은 "안 시장은 일개 구단의 트집과 억지에 굴복하여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스스로 저버렸다"며 "국민감사청구, 주민소환제 요구, 진해 분리 운동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번 결정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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