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시장 체제의 창원시가 해결해야 할 최고최대의 지역문제가 시청사 소재지와 새 야구장 건설 등 두 가지에 집중돼있음은 재론이 필요치 않다. 청사소재지는 3시 통합 때와 마찬가지로 의회가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시장은 상대적으로 그 책임영역에서 자유로운 듯했지만, 전임 시장이 의회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 자세에 매달렸다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야구장 입지 선정은 시장 권한사항인데도 이 역시 갈등만 잔뜩 키운 채 약속 시간을 반년 이상 넘기면서 책임행정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행정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선거기가 겹쳐 정상적으로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 사정이 있었다 해도 100만 시민이 사는 통합 도시의 정체성이 말이 아니게된 것이다.

안 시장은 청사문제 해결사로서 의회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할 위치에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급한 것은 야구장을 어디에 조성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시의 정책 소관일 뿐만 아니라 더는 미적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구단인 NC 다이노스가 시한까지 밝히며 압박을 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취임 초기에 단안을 내리지 못한 채 끌려다니다 지역이기주의에 휘둘리게 되면 아니할 말로 구단이 연고지를 바꾸는 사태를 불러들일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의 주의주장을 도외시할 수도 없다. 진해는 후보지로 결정이 난 후 이제는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고 마산은 야구타운 조성 시민운동본부가 발족돼 수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처음 그대로 진해 불가론을 고집한다.

이처럼 난국의 형상은 여전하고 실타래의 끝은 보이지 않지만 길이 없기야 하겠는가. 또 어차피 답안지 작성을 피할 수는 없다. 실제 행간을 읽어보면 그렇게 어려울 것은 없다. 제2대 통합시장으로서 안 시장이 해지의 결기만 세우면 된다.

전부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 어딘가로부터는 한차례 욕을 얻어먹겠다는 각오만 다지면 된다. 물론 그것은 합리적 결과물이어야 할 것이다. 원인과 결과를 놓고 어떻게 해야 원칙에 충실할 것인가를 따져 보는데서 출발점을 삼으면 된다. 그 외는 달리 결단의 배후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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